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 속 대사를 두고 ‘혐중’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은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이름만 같은 허구의 세계관이라고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의 세계관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중 이디샤라는 가상의 국가를 만들기도 했다”며 “다른 국가명도 완전 가상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리얼리즘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가까운 나라명을 차용해 허구의 이야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과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다”며 “다 같이 ‘가상의 이야기니 최선을 다해 만들자’고 했었는데, 오해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보시면 정치적 의도가 있거나 현실을 끌어왔다기보단 저희만의 이야기를 새로 만들었단 걸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이 무거웠지만 마지막 화까지 공개되고 나서는 시청자분들이 다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논란 이후 전지현은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제작진을 다독였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전지현이라는 배우는 큰 그릇”이라며 “워낙 글로벌 팬도 많고, 팬들에게 항상 세심하게 신경 쓰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안타깝지만 끝까지 보면 다들 알아주실 거다. 너무 다운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정 작가는 “아마 그 일이 있고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사람은 저였을 것”이라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쓴 대사를 배우가 연기했을 뿐인데 배우가 앞서서 나섰다는 이유로 힘든 시간을 겪는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며 “제가 나서서 ‘제가 쓴 대사이고, 가상의 현실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지현이라는 배우는 오랜 시간 스타였기 때문에 굉장히 의연한 태도로 ‘저희한테 나쁜 뜻이 전혀 없고 풀릴 수 있는 종류의 오해니까 글로벌 팬들도 오해를 푸시고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말해주더라”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중국 네티즌이 ‘북극성’ 속 전지현 대사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은 전지현이 연기한 유엔 대사 출신 대통령 후보 ‘서문주’가 “중국은 왜 전쟁을 선호할까요. 핵폭탄이 접경 지대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중국을 왜곡해 표현했다”며 비난했다.
한편 ‘북극성’은 유엔 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서문주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 요원 백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1일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모두 공개됐다.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북극성’은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에서 월드와이드 2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