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 익숙한 송지효가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무표정한 얼굴에 빈틈없는 15년 차 베테랑 교도관 ‘태저’를 연기한 그는 “실제의 저도 밝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영화에 더 마음이 갔다”고 했다.
2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만남의 집’ 시사회에서 송지효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원래는 감정이 풍부하고 동요도 잘 되지만, 일에 치여서 살다 보니 자신의 감정을 잊고 일에만 충실한 사람이 된 태저와 제가 닮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교도소 수용자의 딸 ‘준영’을 만나서 변화되는 과정을 찍으면서는 예전에 밝고 활기찬 저를 되찾을 수 있었다”며 “이 영화는 저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만남의 집’은 섬세한 감정을 그린 느린 호흡의 영화다. 송지효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왜 나지?’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그는 “예능 속 제 모습을 보고 대부분 제가 텐션 높고 밝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저는 밝거나 에너지가 많은 사람은 아니다. 감독님이 저의 진짜 모습을 보신 건가? 싶었다”고 했다. 이어 “실제 저는 감정 표현이 크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은 스타일이다. 이런 저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며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는 대구의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송지효는 “교도소에 가면 분위기에 압도된다.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며 “죄를 지으면 안 되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는 모든 분이 추워질 가을에 따뜻함과 뭉클한 마음을 갖고 가셨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만남의 집’의 여운이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만남의 집’은 차정윤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을 받은 작품이다. 15년 차 FM 교도관 태저(송지효)가 만난 첫 햇살 같은 인연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교도관, 수용자, 수용자의 딸을 중심으로 부모가 부재한 아이에게 옳은 길을 제시하는 좋은 어른의 모습과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가 가능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