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혼 피로연’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윤여정이 성소수자 권리와 관련해 “동성애자든 아니든 사람은 누구나 동등하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 4월 ‘결혼 피로연’ 관련 외신 인터뷰에서 아들이 미국에서 동성혼을 올렸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 초청작인 영화 ‘결혼 피로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앤드루 안 감독과 주연 배우 윤여정, 한기찬이 참석했다.
‘결혼 피로연’은 1993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안 감독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는 동성애자인 ‘민’(한기찬 분)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레즈비언 친구 ‘안젤라’(켈리 마리 트랜 분)와 위장 결혼을 계획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윤여정은 민의 할머니인 ‘자영’을 연기했다.
이날 윤여정은 “한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라며 “79년을 살았기 때문에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동등하다”라며 “동성애자나 이성애자, 흑인이나 황인처럼 (사람을) 카테고리로 나누고 꼬리표를 붙이는 건 옳지 않다. 우리는 결국 모두 인간이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처럼 좀 더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여정은 자영을 연기하며 안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는 엄마 역할이었는데, 한기찬이 20대라는 것을 듣고 할머니를 해야겠다고 안 감독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독립영화를 선택하는 건 감독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떤 파트라고 꼭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앤드루가 경험한 부모와 내가 부모로서 경험한 것들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지난 4월 18일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결혼피로연‘의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제 개인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제 장남은 2000년에 커밍아웃했고, 뉴욕에서 게이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2011년 6월) 아들을 위해 결혼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선 비밀이라 온 가족이 뉴욕에 가서 식을 열었다”며 “지금은 아들보다 사위(아들의 남편)가 더 좋다”고 말했다.
‘결혼 피로연’은 부산에서 관객들을 먼저 만난 뒤, 오는 24일 정식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