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이날 이병헌은 “영화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까지 기대하며 기다렸던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제 작품이 한 번이라도 개막작으로 부산에서 상영된 게 있나 찾아봤는데 없더라”라며 “그래서 더 기대가 되고 떨린다”고 했다.
그는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박찬욱과 오랜만의 작업이라는 점 때문에 신나고 설렜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재밌게 작업할까 늘 그랬듯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맡은 역할은 특별난 캐릭터가 아닌 평범한 인물”이라며 “그런 평범한 인물이 큰 상황에 부딪쳐서, 이겨내기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실행해가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할까, 어떤 감정 상태일까, 어떻게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까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 속에는 부산에서 촬영한 장면이 일부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병헌은 “어릴 적부터 부산에서 많이 촬영해 왔다. 부산에는 색다른 곳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저희가 촬영했던 곳에서 풍경을 보면서 지중해의 느낌을 받았다. 총천연색으로 다양하게 색을 칠하고 이국적인 느낌의 동네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병헌은 마지막으로 “긴 시간 동안 이 작업을 함께한 배우로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두 번 볼 때, 세 번 볼 때가 달랐다”며 “심지어 미장센도 처음 보는 것들이 있었고, 보면서 감독님의 디렉팅이 더 잘 분명하게 이해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관에서 봐야 될 이유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필름이 나올 때 극장에서 보는 걸 강력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를 각색한 작품으로, 해고된 직장인 만수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이날 개막식을 통해 국내 최초로 관객을 만나고, 오는 24일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