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일시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낮추어 줄 수는 있지만, 담배 한 대 피우고 난 순간부터 니코틴 레벨이 떨어짐에 따라 곧 불안, 초조, 우울감이 엄습한다. 이런 이유로 금연은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판에 금연과 불안, 우울증 간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전 세계 140개 의료센터에서 총 4260명이 참여한 금연 연구를 재분석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금연에 실패한 3781명(흡연군)과 금연에 실제로 성공했던 479명(금연군)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금연 과정 중에 일어난 불안증과 우울증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47세였다.
분석 결과, 담배를 계속 피운 흡연군에서는 불안증 지수가 4.31점에서 2.29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담배를 끊은 금연군에서는 3.81점에서 1.51점으로 흡연군보다 더 개선됐다. 우울증의 경우도 흡연군은 2.51점에서 1.67점으로 개선된 반면에, 금연군은 2.21점에서 0.92점으로 좀 더 나아졌다. 금연이 불안 우울을 악화시키지 않은 것이다.
동물실험에 의하면, 뇌는 니코틴에 장시간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졸 분비가 늘고, 중추신경 전달 물질 시스템 교란이 일어나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그 과정서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자들은 담배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도저히 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금연 시 불안, 우울이 심해질 것이란 것은 기우였다. 금연이 일시적인 금단 증상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과 우울을 오히려 개선시켰다. 담배, 걱정 말고 끊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