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을 세탁해도 이물질이나 박테리아 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박테리아 등에 감염된 사람은 건강을 위해 자주 갈아입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최근 미국의 한 건강잡지는 속옷을 깨끗이 세탁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애리조나 대학 미생물학 교수 찰스 게르바의 과거 연구를 재조명했다. 찰스 교수에 따르면 보통 속옷 한 벌에는 0.1g의 대변이 남아있는데, 이를 세탁기에 돌려도 완벽하게 청결한 상태로 만들 수 없다. 이에 따라 속옷에서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검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은 속옷을 빨아도 세균 등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으나 속옷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이화여대 미생물학 교수는 24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세탁을 해도 균이 살아남을 수는 있다”며 “특히 세균 등에 감염된 사람의 속옷과 함께 세탁했을 경우 세균이 다른 속옷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세탁한 속옷을 완전히 바짝 건조한 후 착용하기 때문에 속옷을 통해 질병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며 “건조에 저항성이 굉장히 강한 세균이 아니면 균을 옮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옷보다 오히려 수건을 함께 사용하다가 질병이 옮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미생물학과 교수 또한 “속옷을 통해 박테리아에 감염돼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 상재균이 속옷에 있을 수 있다”며 “속옷을 세탁한 후 햇볕에 잘 말린다고 해서 100% 완전히 멸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보통 면역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세균 등의 감염은 속옷을 통한 것보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착용하고 있는 속옷의 오염을 막으려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뿐만 아니라 볼일을 보기 전에도 손을 씻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남성 속옷 브랜드 언더젠츠의 CEO 빌리 발바는 6개월마다 속옷을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탁 후에도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변색이 되고 해어지는 등 변형이 온 경우에도 속옷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미생물학 교수는 “의학적으로 속옷을 일정 주기마다 교체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며 “속옷을 착용할 때마다 잘 세탁해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박테리아 등에 감염된 사람은 감염원이 몸에 남아서 감염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보통 사람들 보다 속옷을 더 자주 갈아입고 깨끗이 세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속옷 세탁은 세탁기보다 손빨래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세탁기로 인해 속옷이 변형되거나 세탁기 내에 남아있는 세균이 속옷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세탁기를 사용한다면 세탁조를 깨끗이 청소하고, 물 온도를 고온으로 설정해 빨래를 하거나 살균이 가능한 표백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