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지켜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진료실에서 의사한테 이런 말 듣기가 쉽지 않다. 의사는 대개 가벼운 증세에도 검사나 치료를 권한다. 때론 환자들이 그걸 원한다. 숨어 있는 질병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나,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검사와 처방이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에 의학계가 진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필요한 검사와 처방 행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과잉진료 자정을 선언했다. 이른바 ‘현명한 선택’(Choose Wisely) 캠페인이다. 국내 최고 의학 전문가들이 모인 의학한림원은 최근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고혈압학회, 대한통증학회 등 7개 학회와 함께 새로 개발한 현명한 선택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 상당수는 의사 전문 진료 영역에 속한 것들이지만, 이 중 일반 환자들도 알아야 할 것들도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인데도, 관행적으로 세균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처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한다. 가볍게 목을 다치고 통증을 느끼는 환자에게 경부 CT 검사를 흔히 권했는데, 이를 지양한다. 편두통 환자에게 진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약성 약제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다. 암으로 인한 통증이 아닌 경우에도 일차 약제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지 않는다.

진통제를 오래 복용하면 그 자체가 되레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약물 과용 두통 위험을 고려해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한 달에 10일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고했다. 뇌졸중이나 심혈관질 환 병력이 없는 성인에게 예방 목적의 일상적인 아스피린 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

기대 여명이 제한된 노쇠 노인에게 고혈압이 있을 때 약물로 적극적인 강압 치료는 피한다. 고혈압 환자에게 가정 혈압 측정을 권고하고 진료실 혈압 수치만으로 혈압 조절 상태를 평가하지 않는다. 어깨 회전근개 손상에 대한 평가를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고 MRI를 우선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