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치를 보면 육식동물인지 초식동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사자, 호랑이, 치타처럼 남을 잡아먹고 사는 육식동물 눈은 나란히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잡아먹을 수 있는 동물이 아무리 많아도 한 마리만 목표로 삼고 추격합니다. 미간이 좁을수록 목표물에 초점을 맞추기 쉬워 사냥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사슴, 얼룩말, 기린처럼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히고 사는 초식동물의 눈은 양옆을 향하고 있어 미간이 넓습니다. 시야가 넓을수록 포식자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눈이 튀어나오기까지 하면 시야를 더욱 넓혀주어 금상첨화지요. 실제로 거의 모든 초식동물은 눈이 튀어나와 호수와 같다고 할 정도로 눈망울이 큽니다.
원숭이나 유인원의 미간은 매우 좁습니다. 인간의 미간도 좁은 편이지만, 그나마 미간이 넓은 사람은 인자해 보입니다. 거기에 눈망울이 크면 초식동물처럼 보여 어쩐지 나를 공격할 것 같지 않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간이 좁은 사람은 집요해 보입니다. 육식동물 눈을 닮아서 그럴까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연구팀은 2012년에 미간 등 얼굴 특성을 결정하는 250만개 이상의 DNA 표지를 분석한 논문을 보고하면서, PAX3와 TP63 유전체가 미간을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얼굴 모양과 관련된 유전체를 찾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요.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 DNA 자료를 갖고 얼굴을 그려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