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동물들과 벌이는 먹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앞발을 손으로 쓰고자 직립으로 진화했습니다. 두 손의 운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자세나 균형을 담당하는 뇌 영역도 커졌습니다. 손의 정교한 움직임은 지능 발달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500만년간 뇌가 3배 커졌는데, 손의 움직임과 관련 있는 뇌부위 전전두엽은 6배 커졌습니다.
직립을 하면서 땅을 향하던 시야가 정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상대방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고, 이는 소통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시야가 넓어졌고, 먼 곳을 보면서 시력도 좋아졌습니다.
반면 직립으로 후각은 둔해졌습니다. 코가 땅에 가까이 있으면서 후각으로 휘발성 입자를 감지해 정보를 파악할 필요가 줄어든 거지요. 몸에 비해 머리가 큰 신체 구조가 되어 잘 넘어지게 됐습니다. 척추에 하중을 크게 주어 이른바 척추 디스크도 앓게 됐습니다. 직립 인간의 무거운 머리와 상체는 두 무릎과 두 발이 받는 하중도 늘렸습니다. 나이 들면 흔히 퇴행성 무릎 관절통을 앓게 되는 이유지요.
네 발 짐승은 과식하면 배가 아래로 불룩해지며 확장되지만, 사람은 과식할 경우 소화기가 아래로 내려가는데, 골반으로 막혀 있어서 식후 불편함이나 복통이 날 수 있습니다. 치질과 하지정맥류도 직립하면서 얻은 질환입니다. 보행에 유리하도록 골반이 작아져서 여성은 출산이 힘들어졌습니다. 현재의 인간은 직립과 중력을 이겨내며 살 숙명으로 변했습니다. 나이 들수록 직립 생활에 필요한 몸통과 하체 근육을 튼실히 키워야 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