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는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있어서, 사전 조정한 온도에 맞춰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발열 물질이 체내에 형성되어 체온 조절 중추 내의 세팅 온도를 올려서 열이 나게 한다. 열이 나면, 흔히 해열제나 얼음찜질로 우선 열부터 낮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열을 낮추는 것이 발열 환자 치료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영국의학회지에 해열 치료가 환자 생존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해열 치료 효과를 연구한 23건에서 발열 환자 총 5140명의 치료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해열제를 이용해서 열을 낮춘 연구가 총 11건, 얼음과 같이 물리적 수단으로 열을 식힌 연구가 11건이었다. 8건에서는 해열제와 물리적 수단을 함께 사용했다.

해열 치료를 한 경우와 안 한 경우를 비교해 본 결과, 두 부류 간 사망률의 비는 1.04로 같았다. 심각한 열에 의한 합병증이나 경미한 합병증 발생 비율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로 단순한 해열제 치료는 사망률과 합병증을 낮추는 데에 별 효과가 없음을 추정할 수 있다.

발열 자체가 환자에겐 스트레스이고, 신체 대사 요구량을 늘림으로써 감염 치료에 해를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면역학적 기전을 활성화해서, 감염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열은 감염 시에 체내에 감염균이 남아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발열 원인이 되는 감염균을 치료해야지, 열만 낮추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