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약이지만, 원래는 고혈압을 치료하고자 개발한 약이다. 혈관에서 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라는 효소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늘려서 발기부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요즘 비아그라 계열 다양한 약이 시판되고 있다.

그런데 비아그라를 오래 복용하는 환자들에게서 눈의 망막이 떨어지거나(중증 망막 박리증), 망막 내 혈관이 막히거나(정맥 폐쇄증), 망막 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서(허혈 시신경 병증) 시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례 보고가 종종 있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안과 편에 비아그라와 관련된 안과 합병증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역학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비아그라 계열 약을 복용한 평균 63세 미국인 남성 21만3033명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자 중에서 안 질환이 발생한 1146명과 발생하지 않은 4585명을 무작위 추출한 후, 비아그라 계열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경우와 복용하지 않은 경우를 두고 망막 질환이 얼마나 더 발생하는지를 비교했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안 질환은 비아그라 계열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1만명당 연 15.5건 발생해서 복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1.85배 더 많았다. 중증 망막 박리증은 2.58배, 망막 정맥 폐쇄증은 1.44배, 허혈 시신경 병증은 2.20배 더 발생했다.

망막 질환은 비아그라가 유발하는 전신 저혈압 때문에 안구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적어지고, 그 과정에 혈전이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망막 박리증은 안구 내 미세 혈관에 혈류가 과도하게 공급된 탓으로 본다. 눈 건강을 생각한다면, 비아그라를 남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