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그냥 앉아 있지 마세요. 엉덩이를 의자에 바짝 붙이고, 양쪽 다리를 올려서 수평으로 뻗은 뒤 10초간 버텨 보세요. 이걸 틈날 때마다 하면 하체 근육이 단단해집니다. 직장 일도 하고, 몸도 좋아지니 일석이조죠.”

일본 운동 지도 강사가 회사로 찾아가 직장 내 운동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뭘 하면서 운동도 하자는 목적으로 세워진 ‘하면서 운동연습회’ 소속 강사들이다. 일상이 바쁜 현대인은 시간을 별도로 내서 운동하기가 어렵다. 이에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 안에서 어떻게든 운동을 하자는 게 ‘~하면서 운동법’이다.

◇하면서 운동법은 일석이조

일본에서는 이를 실천하고 전파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직장 내 동호회가 구성되고, 스포츠용품 회사도 후원하고, 고령자나 직장인을 위한 ‘하면서 운동’ 요령과 사례를 소개하는 책자도 나오는 등 ‘하면서 운동’이 사회 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헬스클럽을 등록하지만, 거의 모두 불성실자가 되고 만다. 늦잠 자느라, 헬스클럽이 멀어서, 업무가 많아서 등등 핑계는 늘어나고 자신의 나약한 의지만 자책하게 된다. 그렇다면 발상을 바꿔보자. 세상이 헬스클럽이고, 집이 체육관이다.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잘 때까지 내가 하는 일상생활에 운동을 슬쩍 끼워 넣는 것이다.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고, 별도의 시간이 없어도 된다. 장소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러니 최소 한 개는 100% 실천 가능하다. 아이디어만 내면, 다양한 운동도 할 수 있다. 평소 생활을 하면서 운동이 추가된 것이기에, 이를 지속할 경우 칼로리 소비가 늘면서 자연스레 살도 빠지게 된다. ‘하면서 운동’이 일상의 다이어트 법이기도 하다.

◇일상 속의 ‘하면서 운동’ 사례

아침에 일어나 다들 양치질을 한다. 이때 칫솔질을 하면서 스쿼트를 할 수 있다. 손은 칫솔을 잡고, 다리는 90도로 굽혔다가 일어나는 스쿼트 운동을 하면, 치아 건강도 챙기고 하체 근육도 단련된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할 운동이 많다. 상체를 고정한 채 그릇을 씻으면서 다리를 옆으로 벌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운동을 하면 다리 근육이 강화되고 균형 감각도 좋아진다. 다리를 뒤로 밀면서 최대한 드는 이른바 백킥(back kick) 운동을 하면 엉덩이와 허벅지 뒤 근육을 키울 수 있어 ‘뒤태’가 좋아진다. 평소 하지 않던 동작이기에 하체 근육을 골고루 키울 수 있다. 빨래한 옷을 갤 때는 바닥에 앉아 양쪽 다리를 쭉 펴서 벌린 채 앞에다 놓고 하면 엉덩이 관절이 스트레칭 되어 유연함이 좋아진다.

진공청소기로 거실과 안방 등을 밀고 다닐 때, 다리를 앞으로 내밀면서 90도로 굽히는 이른바 런지 운동을 할 수 있다. 집 안이 깨끗해져 마음이 개운하고, 신체는 탄탄해진다. 방 청소를 할 때마다 이불을 양손으로 잡고 탈탈 터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고 돌리는 동작을 통해 오십견 예방도 가능하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볼 때도 옆에 조그만 아령을 놓고 들었다 놨다 하면, 팔 근육 키우는 운동이 된다.

집 밖을 나와서도 ‘하면서 운동’이 많다. 건널목서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거나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릴 때 까치발 올리기를 할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강화된다. 고령자는 발목 유연성이 좋아져 낙상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앉아 있지 말고 서 있으면서 중심을 잡으면 균형감이 좋아진다. 건물에 들어가서 가고자 하는 곳을 계단으로 오르면 무료 헬스클럽이 된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무릎 연골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고령자나 관절염을 앓는 사람은 계단 오르기만 하는 게 좋다.

회사 내에서도 직장 동료에게 업무 관계로 전화만 하지 말고 가능한 한 걸어서 찾아가자. 화장실도 다른 층의 것을 쓰면 자연스레 운동량이 늘어난다. 점심 식사는 맛집을 찾아 멀리 걸어가서 먹고 오면 미식과 건강 둘 다 챙길 수 있다. 여건이 허락되면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을 구해서 쓴다면, 복부 비만을 키우는 ‘의자병’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