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어린이 캠프에 참가해 살빼기 운동을 하는 아이들. /조선일보DB

초등학교 3학년 민모(9)군은 최근 1년 동안 키가 129cm에서 135cm로 6cm 자라는 동안 체중은 30kg에서 39kg로 9kg나 늘었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었고, 다니던 수영장마저 초등부 수업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밤에 잠을 잘 못 자 야식을 먹는 날도 많았다.

코로나를 계기로 살이 찐 이른바 ‘확찐자’는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군처럼 급격한 체중 증가를 겪는 아이들도 늘었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0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0~2019년 8.7~11.2% 수준이던 6~11세 소아의 비만 유병률은 2020년 15.0%로 치솟았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작년 9월 코로나 팬데믹이 소아 비만을 악화시켰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놨다. CDC는 0.052였던 2~19세 미성년자의 체질량지수(BMI) 증가 정도가 팬데믹 이후 0.1로 배로 늘었고, 2020년 3~11월 비만 아동은 2.76kg, 고도비만 아동은 3.31kg 몸무게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아 비만이 늘어나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교육시설 폐쇄로 인한 야외 활동 및 신체 활동 기회 감소, 영양 불균형 음식에 대한 노출 증가와 불규칙한 식사 시간, 스트레스 증가 등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병욱 교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아이들의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소아비만이 성장 속도를 늦출 뿐 아니라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고 지방간,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병욱 교수는 “아이들이 되도록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는 것이 좋고 여건이 안 된다면 집에서라도 꼭 운동해야 한다”며 “배달음식을 시키더라도 패스트푸드 같은 종류보다 되도록 균형 잡힌 음식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