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설탕 음료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1990년에 비해 2016년에 40% 증가했다. 설탕 섭취량이 증가하면 비만을 일으키고, 당뇨,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설탕 섭취 증가가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

최근 영국의학회지에 설탕 음료 섭취와 암 발생률 관계를 조사한 논문이 실렸다. 18세 이상 프랑스인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설탕 음료 및 인공 감미료 음료 섭취 정도를 평가하고, 이후 평균 5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전체 암, 유방암, 전립선암 및 대장암 발생률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설탕 음료를 즐기는 경우는 전체 암 발생률이 18%, 유방암은 22% 증가했다. 전립선암과 대장암 발생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설탕 음료 중에서 100% 과일 주스를 복용한 경우를 따로 분석해 봤는데, 전체 암 발생률을 12% 증가시켰다. 다만, 인공 감미료 음료는 암 발생률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설탕 음료는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비만이 있는 경우는 다양한 종류의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또한 설탕 음료는 체내 당 수치를 급격히 올려서 인슐린을 증가시키며,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있어도 체내에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을 유발해서 유방암, 간암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설탕 음료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미량의 착색제나 재배 과정 중 사용되는 약제 등이 암 발생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단 음료수를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에 가장 좋은 음료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시원한 맹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