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뒤꿈치 모양 보면 치매 위험 알 수 있다

구두 수선공들은 어느 손님의 관절이 부실한지 경험으로 안다. 구두 뒷굽 바깥쪽이 유난히 빨리 거칠게 닳아 없어지는 사람은 대개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양쪽 무릎이 바깥으로 휜 ‘오(O) 자’ 다리 사람은 걸을 때 무릎 연골이 닳아서 관절염이 잘 온다. 이들은 걸을 때 발뒤꿈치 바깥쪽이 땅에 세게 닿는다.

신발을 보면 누가 치매 위험이 큰지를 알 수 있다. 걷기에 편한 낮은 굽을 신거나 운동화 차림이라면 일단 치매와 멀어진 방향이다. 일상생활 때 운동량이 많다는 의미다. 반면 구두 앞쪽에 작은 상처가 많고 해져 있는 사람은 치매 방향이다. 걸음을 질질 끌며 걷다가 보도블록 튀어나온 부분이나 돌멩이 등에 구두 앞쪽이 까진 결과다.

고령자 대상으로 걸음 속도와 인지 기능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걸음이 느릴수록 인지 기능은 떨어져 있다. 재밌는 것은 인지 기능 감소에 앞서 걸음 속도부터 느려졌다는 점이다. 걸음은 운동과 지각 신경의 조화, 목표를 실행하는 능력 등 복합적인 뇌 활동이기에 걸음이 인지 기능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통상 보행 속도가 느린 사람은 빨리 걷는 이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1.5배 더 높다.

치매 환자들은 또한 걸을 때 팔을 잘 흔들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팔 동작이 줄어드는 것은 보행 속도가 느려지는 것보다 더 일찍 나타난다고 한다. 고령자가 걸을 때 보행 속도와 팔 휘젓는 정도를 보면, 치매 발생 위험을 대략 알 수 있다. 걷기가 뇌 MRI인 셈이다. 이제 야외 활동 하기 좋은 봄이다. 치매가 쫓아올 수 없게 세상을 활기차게 걸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