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림프액이 흘러가는 림프관과 림프절은 각종 면역세포 활동과 지방 소화 흡수가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암이 발생했을 때 암세포가 이 루트를 따라 퍼지기에 암세포가 림프절 어디까지 갔느냐로 초기·중기 같은 암 병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림프관도 혈관처럼 몸 전체에 퍼져 있으나, 밀리미터 단위로 너무 작아서 눈으로 보기 어렵고, CT 등 의료 영상으로도 찾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유증 등으로 림프액이 새서 팔다리가 퉁퉁 부어도 어디서 정확히 새는지 찾아내기 어려웠다.
최근 바늘로 찌르고, 가느다란 관을 넣어 방사선 영상에 잘 보이는 조영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그 전까지 볼 수 없었던 림프관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림프관 영상을 만드는 루트는 다양한데, 흔하기는 사타구니 옆 림프절을 초음파로 보면서 바늘로 찌른 후 조영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골반, 복부, 가슴으로 올라가는 림프관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을 MRI로 촬영하여 볼 수도 있다.
우리 몸 곳곳을 순환하는 림프액 양은 하루에 수리터에 달한다. 이 과정이 막히면 신체가 붓거나(림프 부종), 장 안으로 단백질을 다량 함유한 림프액이 새나가거나(단백 소실성 장병증), 다량의 림프액이 빠져나가 고이는(흉수, 복수) 등 심각한 상태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림프관 조영술로 림프액이 유출되는 부위를 확인하고 차단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림프관 조영술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허세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흉부나 골반 부위에 수술 후 발생한 림프액 유출이나 골반 내 림프류 진단과 치료에 흔히 쓰인다”며 “선천성 림프계 이상증으로 다양한 부위에 생기는 림프액 유출도 검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도 림프관 조영술 및 치료를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