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신경 질환인 파킨슨병 후유증으로 심한 손떨림이 생기면 일상 생활이 힘들다. 글씨를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물이 든 컵을 잡고 물을 온전히 마시기 힘들다. 원인 없이 생기는 본태성 손떨림도 약물로 진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식사, 문 열고 닫기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동작이 손에서 이뤄지기에 손떨림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환자들은 말한다.

뇌 초음파 그래픽(왼쪽)과 시술 전후 환자 상태를 그린 그림이다. 수전증과 관련해 대뇌 속 특정 부위를 MRI로 타깃한 후 두개골 밖에 설치된 1000여 개의 초음파 발생기에서 해당 부위를 쏘아서 수전증 관련 신경회로를 차단한다. 오른쪽은 시술 전 환자가 심한 손떨림으로 달팽이 모양 선을 그려내지 못한 모습. 왼쪽은 시술 후 손떨림이 사라져 달팽이 선을 그대로 그려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이럴 때 쓸 수 있는 치료가 뇌초음파이다. 뇌MRI로 수전증과 관련된 대뇌 속 특정 부위를 정확히 타깃하고, 두개골 밖에서 초음파를 쏘아서 해당 신경회로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정식 이름은 자기공명영상 유도하(下) 고집적 초음파 치료다.

초음파를 쏘면 섭씨 60도 정도의 열이 뇌조직에 전달된다. 날계란이 열을 받으면 딱딱해지듯, 단백질 성분의 말랑말랑한 뇌조직이 초음파 열로 굳으면서 신경회로가 차단된다. 초음파 자체는 태아 검사에도 쓰일 만큼 인체에 무해하다. 2016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으로부터 수전증 치료에 공식 승인을 받은 이후 치료법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200여명의 수전증 환자에게 시술이 이뤄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첨단 시술’로 진행된다. 시술 후 상당수 환자에서 수전증 증세가 눈에 띄게 호전돼, 손 흔들림 없이 달팽이 모양의 선을 그려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국내서 이 치료를 도입하고 시술 중인 장진우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약물로 치료가 안 되는 난치성 중증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며 “뇌 초음파가 우울증도 낫게 하고, 뇌암 항암제 효과를 극적으로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