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머리카락이 빠지고 가늘어지면 머리 정수리와 두피 앞면이 휑하게 보이게 된다. 딱히 대머리라고 할 수 없지만, 왠지 허전하고 나이 들어 보인다. 폐경기 여성이 그렇다. 가르마도 넓게 도드라진다. 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항암제로 머리카락이 왕창 빠졌다가 치료가 끝나면 다시 나는데, 예전처럼 굵게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암은 나았어도, 듬성듬성 드러난 두피에 사회 생활 자신감을 잃는다. 그렇다고 모발 이식을 하기도, 매일 가발을 쓰기도 버겁다.
이런 경우 머리숱을 풍성해 보이게 하는 시술이 ‘두피 미세반점 침착술’이다. 두피에 점 모양의 색소를 입힌다는 의미다. 머리카락이 가늘고 적어서 두피가 드러나 보이는 곳에 문신하듯 모낭 모양의 잉크 점을 만드는 시술이다. 바늘로 두피를 찔러서 잉크를 점액하여 0.5밀리미터(㎜) 크기의 점을 만든다. 점 간격은 원래 있던 모낭 같아서, 손바닥만 한 크기 두피에 수백 개 또는 수천 개를 찍는다. 그렇게 되면 머리숱이 입체적으로 풍성하게 보인다. 두피 점은 3~4년 지속된다. 시술 후 이틀이 지나면 머리를 감을 수 있다.
점을 찍었는데, 숱이 풍성하게 보이는 것은 물리학 현상인 틴들 효과 때문이다. 가시광선의 파장과 비슷한 미립자가 분산되어 있을 때 빛이 산란되어 두드러지게 보인다. 두피에 점이 아닌 면으로 색상을 입히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등대 빛을 옆에서 보면 빛의 통로가 보이는 것도 미립자에 의한 빛의 산란 현상 때문이다.
잉크는 두피 표피 안에만 정확히 들어가야 선명한 까만 색이 유지된다. 잉크가 진피 아래나 피하지방 쪽으로 가면 면역세포가 잉크를 잡아 먹기도 하고 산란 현상이 작아져 파랗게 보일 수 있다. 황성주 피부과 전문의는 “특수 바늘로 점의 위치를 진피 상층에 정확히 맞춰야 하고, 수천 개 점 시술을 하려면 국소 마취가 필요하다”며 “두피 여드름이나 건선 상태, 지루피부염, 상처가 부풀어 오르는 캘로이드 체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