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철 식재료를 프랑스 요리로 풀어내는 ‘더 그린테이블(The Greentable)’ 오너셰프 김은희씨는 “샐러드 맛있게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단순할 듯하지만 막상 만들어 먹으려 하면 어려운 음식이 샐러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 셰프는 “다양한 잎 채소 종류나 드레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많은 식초와 식용유 등의 선택지를 떠올리면 넓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기분이 들 수 있거든요.”
김 셰프는 샐러드의 바다에 빠져 절망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샐러드의 기초’(맛있는책방)를 최근 펴냈다. 샐러드의 기본이 되는 잎 채소를 비롯 다양한 채소와 드레싱 조합까지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본 지식과 정보를 그의 요리만큼이나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은 책이다.
김 셰프는 샐러드를 맛있게 만드는 첫 단계로 ‘물기 제거’를 꼽았다. “잎 채소 겉면에 묻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세요. 그래야 드레싱이 잎에 잘 달라붙어요. 탈수기를 활용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그런 다음 차가운 물을 적신 키친타월에 물기를 살짝 짜내고 밀폐 용기에 깔고 손질한 채소를 담고 다시 젖은 키친타월을 덮어 보관한다. 김 셰프는 “이렇게 하면 섭씨 4도로 세팅한 냉장고에서 3일까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맛있는 샐러드 두 번째 단계는 ‘소금·후추 버무리기’이다. 잎 채소에 소량의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살짝 버무려 밑 준비를 해두라는 것. “간을 드레싱으로 맞추기보다 잎 채소에 밑간을 해서 염도를 조절하는 편이 좋아요. 다진 허브가 있다면 뿌려 함께 버무리세요.”
세 번째 단계는 ‘드레싱 버무리기’. 이때 김 셰프가 알려준 비법은 “드레싱을 잎에 바로 쏟지 말고 믹싱볼 옆면에 흘리듯 넣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거야말로 무릎을 치게 하는, 김 셰프의 책에서 찾은 최고의 꿀팁이었다. “공기와 함께 섞듯 가볍게 버무립니다. 잎 채소는 조직이 약해 모양을 살리기 위해 살살 다뤄야 해요. 드레싱을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잎 겉면에 촉촉하게 코팅될 정도면 돼요.”
마지막으로 잎 채소는 샐러드 재료를 모두 준비한 다음 최후의 순간에 꺼낸다. “상온에 두면 잎 채소가 금방 시들어요. 드레싱은 대부분 산성 성분이 있어 먹기 직전 버무려야 잎 채소의 신선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샐러드 드레싱의 기본 재료는 식초와 기름, 소금, 후춧가루. 김 셰프는 “식초와 오일(기름) 비율은 1대3이 기본이나, 우리 입맛에 너무 느끼할 수 있어서 오일 양을 조금 줄여 1대2.5 정도로 만들어요. 단맛을 원한다면 설탕을 1작은술에서 1큰술 정도 추가하세요.”
드레싱에 흔히 발사믹 식초를 사용하나, 김 셰프는 “더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내기 위해” 화이트와인 식초를 쓴다. 발사믹 식초는 와인으로 만든 식초를 오크(참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통에 바꿔가면서 오래 숙성해 검정에 가까운 짙은 색에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난다. 화이트와인으로 만드는 화이트와인 식초는 투명하면서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산미가 특징이다.
드레싱의 뼈대인 기름으로 올리브오일을 떠올리는 이들이 가장 많을 듯하다. 김 셰프는 “올리브오일을 곰곰이 맛보면 매콤하면서 신맛이 강한 편”이라며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포도씨유나 카놀라유를 섞어 사용하라”고 알려줬다.
김 셰프는 “시중에 파는 어떤 식용유도 상관 없다”고 했다. “올리브오일 대신 쓸 수 있는 기름은 너무나 많아요. 단, 샐러드 드레싱은 익히지 않고 먹기 때문에 비릿한 콩기름은 쓰지 않아요. 맛이 강하지 않은 포도씨유나 카놀라유를 주로 쓰고 여기에 들기름·참기름·동백기름·땅콩기름 등 독특한 향의 다양한 오일을 소량씩 첨가해 저만의 드레싱을 만들어 사용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