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선생’ ‘훠궈 프린세스(공주)’. 허윤선 월간 ‘얼루어 코리아’ 피처디렉터를 지인과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국내에서 유행하기 한참 전 얼얼하게 매운 훠궈의 마라(麻辣) 맛 매력에 푹 빠졌고, 주변 많은 이들을 훠궈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는 “일주일에 적어도 2번 이상 훠궈를 먹는다”며 ‘마라 중독자’임을 인정한다. 혼자 먹는 ‘혼궈’, 집에서 먹는 ‘홈궈’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건강검진 수면내시경 결과 “위염이 있으니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말라”는 의사에게 ‘저는 훠궈를 끊을 수 없어요. 내과 선생님을 만나지 않는다고 해도 정신과 선생님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라고 외쳤다. 비록 의사가 듣지 못하게 마음속으로만이었지만.
영화 ‘무간도’에서 중국 범죄조직 삼합회(三合會) 보스들이 모여 먹던 훠궈집을 수소문해 홍콩 외곽 어두컴컴한 골목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영어 할 줄 아는 종업원도 메뉴판도 없는 식당이었지만, 훠궈에 대한 놀라운 열정으로 난관을 뛰어넘었다. “이름이나 겨우 쓸 만큼 한자(漢字)에 약하지만, 이런 현지 훠궈집에 갈 때는 메뉴를 미리 공부해 재료의 한자명을 메모장에 옮겨적어 가거나 사진 찍어 가지요.”
훠궈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고백한 에세이 ‘훠궈: 내가 사랑하는 빨강’(세미콜론)을 최근 펴낸 그녀가 즐겨 찾는 훠궈 맛집 4곳을 소개했다.
불이아
“훠궈가 맛있다고 절대 배 터지도록 먹으면 안 돼요. 꼭 맛봐야 할 ‘빠스(중국식 고구마 맛탕)’를 위한 공간이 남아 있어야 해요. 이 집에서 빠스를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걸요. 강남점에 있다가 최근 이태원점으로 옮긴 ‘몽실언니’처럼 손님 취향을 기억해뒀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응대하는 종업원 서비스도 인상적이고요.”
국내에 가장 먼저 훠궈를 소개한 음식점 중 하나다. 19년 전인 2002년 1호점(홍대점)을 낸 이래 지난 2월 문 연 이태원점까지 8개점을 전국에 운영하고 있다. 불이아 정식 2만7000원, 점심 정식 2만1000원, 고구마 빠스 1만5000·2만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11 1층, (0507)1408-6690(이태원점)
하이디라오
“소고기·양고기 등 각종 육류는 기본이고 말린 두부·냉동 두부·두부피, 고구마당면·수정당면, 메추리알, 오징어완자, 비엔나 소시지까지 훠궈에 익혀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여기만큼 다양한 곳이 없어요. 마라 맛 강한 홍탕(紅湯) 대신 토마토탕으로 훠궈에 입문해보시길 권해요.”
중국 본토는 물론 세계 각국에 많은 체인점을 운영하는 중국 훠궈 전문점이다. 상향 평준화에 성공해 어느 지점을 가든 뛰어난 맛과 서비스에 만족하는 브랜드다. 소양세트 주중 2만2900·주말 3만1900원, 삼겹살세트 주중 2만900원·주말 2만9900원.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7길 54 서초 W-TOWER, (02)533-8260(서초점)
징관청 훠궈
“훠궈의 본고장이라는 중국 청두(成都) 훠궈 체인점의 한국 분점이에요. 육수에 소기름 블록을 넣어 향신료의 향을 그대로 전하죠. 맛과 향이 강해서 훠궈 좀 먹어봤다는 이들은 좋아하지만 ‘훠궈 초보’에겐 버거울 수 있어요.”
‘하드코어 훠궈’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름 높다. 목이버섯 무침, 오이 무침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중국식 곁음식 메뉴가 다양하다. 육수 구궁궈 1만5000원·원앙궈 1만2000원·벤츠궈 1만2000원, 1인 세트 1만6900·2만3900원, 기본 세트 3만7900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35 2층, (0507)1335-7102
인량 훠궈
“중국 윈난성(雲南省)식 훠궈 전문점입니다. 가물치를 끓여 만든 백탕(白湯)이 특별하지요. 여기에 얇게 저민 가물치회를 살짝 익혀 먹으면 기가 막혀요.”
조용하고 고급스럽다. 훠궈집은 활기차고 떠들썩하고 대중적이라는 편견을 깬다. 대신 그만큼 가격이 좀 높은 편이다. 훠궈(육수) 1만2000원, 가물치 1만5000원, 1++ 최상급 한우 3만5000원, 소목심 1만3000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40길 9 비피유빌딩 B1, (02)516-8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