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보니 햇 호두가 나왔다. 가을은 견과류의 계절이다. 호두를 비롯 땅콩·아몬드 등 견과류는 여러 기관과 매체에서 ‘수퍼 푸드’로 선정했을 만큼 언제 먹어도 이롭지만 특히 제철인 가을에 가장 맛있고 영양도 높다.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줄어든다. 불면증이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다. 요즘 우울하거나 불안하단 이들이 많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집에 콕 박혀 지낸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국내 최대 호두산지인 충남 천안 광덕면에서 최근 수확한 햇호두 열매 모습. 우리가 흔히 호두라고 아는 것은 호두 속씨이다. 사진 속 가운데 두 알처럼 초록색 호두 열매의 과육을 벗기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조선일보DB

호두 등 견과류는 불면증이나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 특히 호두는 멜라토닌 함량을 늘려주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과 칼륨이 풍부하다. 세로토닌 대사를 늘려 행복감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호두에 풍부한 식물성 오메가 3 지방산인 리놀렌산은 혈압을 낮춰 스트레스와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그러니 어떻게든 호두를 자주, 많이 먹을 일이다.

이탈리아에는 호두 소스에 버무린 스파게티가 있다. 호두에 설탕을 넣어 고소하면서도 달착지근한 소스가 어쩜 그렇게 스파게티와 잘 어울리는지 놀라울 정도다. 여기에 빵가루를 섞어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아주 조금 들어가는 육두구(너트메그)는 신의 한 수다. 서양에서 고기·크림 요리에 즐겨 사용하는 향신료인데, 호두의 구수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한층 세련되게 완성해준다. 구하기 힘들면 넣지 않아도 크게 지장은 없지만, 웬만하면 꼭 넣기를 권한다. 자세한 만드는 법은 동영상과 레시피 참조.

호두 소스 스파게티

호두 소스 스파게티./김성윤 기자

호두 80g, 설탕 1자밤, 갓 갈아낸 너트메그 1자밤, 올리브오일 100ml, 스파게티 350g, 버터 20g, 생빵가루 40g, 소금, 파르미자노 치즈 (4인분)

  1. 끓는 물에 호두를 넣고 몇 분 데친 뒤 건져 문질러 껍질을 벗긴다. 호두를 곱게 다져 설탕, 너트메그와 섞는다. 올리브오일을 천천히 흘려 넣고 소금으로 간 한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는다. 스파게티를 가운데 심이 살짝 씹힐 정도(알 덴테·al dente)로 삶는다.
  3.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다. 빵가루를 더해 계속 뒤적이며 노릇해질 때까지 몇 분 볶는다.
  4. 스파게티를 건져 프라이팬에 넣고 불에 올려 2분 버무린다. 호두 소스를 더해 섞는다. 접시에 담고 파르미자노 치즈를 뿌려 낸다.
[공복 김선생] 호두 스파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