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저니로 생성한 마크 저커버그 패션쇼 무대 장면(왼쪽). 미드저니로 생성한 교황 패딩 패션. 현재 이 사용자의 계정은 정지됐다./Andrew Kean Gao 트위터·레딧

“저커버그가 진짜 패션쇼 모델 된 거야? 사진 보고 내내 구글 뉴스 찾아봤네.”

“저커버그가 회색 티셔츠를 벗었다는 건, 그게 바로 AI(인공지능)란 뜻이야. 심지어 표정이 실제보다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잖아!”

광택감이 도드라지는 분홍색 점퍼와 바지에 신발까지 분홍으로 맞춰 신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가 패션쇼 무대에 섰다. 루이비통 로고처럼 보이는 은색 목걸이에 선글라스까지 멋스럽게 곁들였다. 청중이 가득한 무대 한가운데를 당당히 내딛는 듯한 포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마크 저커버그의 패션쇼 장면. 트위터 사용자 앤드루 킨 가오(Andrew Kean Gao)가 지난달 29일 ‘루이비통 쇼에서의 마크 저커버그’란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을 올리자 사흘 만에 100만 조회 수를 넘겼다. 평소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 등 단조로운 패션을 고수하며 옷엔 도통 관심 없어 보이던 그였기에, 파격 시도가 더욱 주목받았다.

“진짜냐” “AI냐”라는 댓글 논란이 이어졌다. 그의 운동화 바닥이 반짝이는 바닥에 반사되는 모습부터 세세한 표정 주름까지 꽤나 사실적으로 보인다. 그간 저커버그는 온라인에서 ‘로봇’으로 회자되곤 했다.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없는 커다란 눈동자와 웃음을 잃은 듯한 표정이 자주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를 더 ‘냉혈한’처럼 보이게 할 일들도 있었다.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지난해 말 1만명을 해고한 데 이어 지난 3월 초 또다시 1만여 명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터였다. 이를 꼬집어 “진짜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일 리가 없다. 핑크색 옷이 아닌 분홍빛 심장을 그에게 돌려줘야 할 때” 같은 반응도 나왔다. 네티즌들의 추측대로 이는 그림 그리는 AI 미드저니(Midjourney)가 생성해낸 이미지였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허리춤이 강조된 흰색 롱패딩을 입고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을 산책하는 모습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26일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교황이 순백 패딩을 입은 모습이 등장하자 “멋지다”는 반응과 함께 “어디 제품이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프랑스 고급 브랜드 발렌시아가 제품인 게 알려지면서 특별 협업을 했다는 뉴스까지 나왔고, 트위터에서 2600만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미드저니가 생성해낸 가짜 이미지였다. 최근엔 성(性)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급한 의혹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치 교도소에서 죄수복을 입은 듯한 이미지가 AI로 생성돼 ‘진짜’ 뉴스처럼 온라인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미드저니 측은 최근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verge)에 “AI 기술을 이용해 영상이나 이미지 등을 조작하는 ‘딥페이크’ 오·남용을 우려해 무료 평가판을 일시 종료한다”고 밝혔다. 고도의 마케팅 기법일까. 그동안 손모양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등의 단점을 해소하는 등 첨단 기술을 탑재한 최신 유료판은 여전히 가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