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한국으로 가!’
인기 영화 대사를 빌리자면, 올해 명품 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 중 하나는 바로 ‘한국행(行)’이다. 한국에서 패션쇼를 열고, 한국에서 공예 시상식을 하고, 한국에 세계 최대 매장을 연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 오는 30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2022 가을(pre-fall 2022) 여성 컬렉션 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 디지털로만 공개했던 의상으로 한국에서 전세계 처음으로 런웨이를 연다.
서울을 가리켜 ‘전 세계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도시’로 설명한 디올은 쇼 다음 날인 5월 1일 서울 성수동에 대형 팝업 매장을 연다. 이를 위해 크리스찬 디올 쿠튀르의 회장 겸 CEO 피에트로 베카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등 프랑스 디올 본사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는다. 디올은 이미 지난 3월 이화여대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한국에 대한 ‘끈끈함’을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리더십 지도 프로그램과 지속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우먼앳디올’을 선보였고, 멘토링 지원 등을 받을 재학생 6명을 발탁했다. 디올과 한국의 관계는 지난해 3월 그룹 ‘블랙핑크’의 지수를 글로벌 앰버서더(홍보대사)로 임명하면서 더욱 긴밀해졌다. 지수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지난 3월 지수가 참석한 파리 컬렉션 라이브 생방송은 1억4000만 뷰에 달했고, 글로벌 데이터 전문회사 론치메트릭스(Launchmetrics)는 지수의 교복 스타일 디올 의상 사진 한 장의 미디어 영향력이 174만달러(약 21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스페인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로에베는 오는 6월 30일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공예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2016년 로에베 재단에서 현대 공예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신설한 상으로 우승 상금은 5만유로(약 6800만원)다. 도자기·유리·금속·바구니 세공 등 116국 작가의 3100작품이 제출됐고, 그중 최종 후보자 30명이 결정됐다. 한국은 정다혜, 김준수, 김민욱, 정명택, 허상욱, 정소윤, 정용진 작가 등 역대 최다인 7명. 우승자를 포함한 30인의 작품은 7월 1일부터 한 달간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공예박물관의 첫 국제 전시다. 역시 로에베 가문 5대손이자 로에베 재단 대표인 실라 로에베를 비롯해 국내에도 마니아 팬을 몰고다니는 조너선 앤더슨 로에베 디자이너와 CEO등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았다는 매장도 줄줄이 문을 연다. 프랑스 하이엔드 주얼리 메종 반클리프 아펠은 다음 달 4일 2년여간의 공사 끝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를 연다. 고급 식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아스티에 드 빌라트와 고급 향수 브랜드 딥티크도 프랑스 본국보다 더 큰 세계 최대 대형 단독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스타들을 비롯한 문화 창작자들이 세계 문화계 판도를 바꾸면서 한국이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라로 뜨고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핫플레이스’로 서울이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