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4’ 최종 5위에 오른 윤태화(36)는 울면서 웃고 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셨으면 ‘네 엄마 꿈을 대신 이뤄줬구나. 기집애, 철들었네!’라며 와락 안아주셨을 것 같아요.”
얼마 전 TV조선 가산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윤태화는 “미스트롯 시리즈는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 꺼내준 무대이자 제 인생의 전환점이다”라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로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열아홉 살에 데뷔한 그는 ‘미스트롯2’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도전. 시즌2 당시 마스터 예심 진(眞)에 오르며 일찍 두각을 보였지만, 경연 중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뇌출혈 병환 등으로 경연에 집중하지 못하는 바람에 최종 13위로 마무리했다.
“톱5에 꼭 들고 싶었어요. 제가 지내온 세월에 대해 스스로를 입증하고 싶었으니까요.” 지난 시즌에 비친 모습으로 생긴 오해도 풀고 싶었다. “털털한 성격인데 방송엔 ‘센 언니’ 느낌의 일부 모습만 보여 악플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내가 모난 사람인가’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더군요.”
무명 가수였던 어머니를 닮아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했다. 발라드·재즈·R&B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트로트 가수 데뷔는 부모의 이혼으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바람 때문이었다. “자장가로 ‘기러기 아빠’(이미자 원곡)를 주로 불러주셨고, 평소엔 ‘하얀 민들레’(진미령) 같은 노래들도 많이 들려주셨어요. 손녀가 가수 되는 것 보시겠다는 희망 하나로 살아오셨는데….” 할머니는 그녀가 데뷔하기 몇 달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윤태화는 ‘가장 아닌 가장’이 돼서 돈을 벌어야 했다.
“좋아하는 정통 트로트를 부를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원치 않은 섹시 콘셉트를 강요받으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쳤지요.” 이번 경연을 준비하는 과정도 고비였다. 뇌출혈과 의식 불명으로 투병했던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했지만 얼마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미스트롯2’ 경연 이후 남자 친구와 결혼도 했지만 1년 만에 갈라서게 됐다. “제 좌우명이 ‘어차피 될 걸’이거든요. 힘들수록 더욱 외치게 됐지요.”
‘현역부 X’에서 ‘봉천동 김수희’로 출전한 그는 팀전을 거치며 자신감을 얻었다. 트로트 창법을 묻는 후배들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줬다. “‘나도 사랑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벅차올랐죠.”
윤태화는 경연 이후 펼쳐진 후속 예능인 ‘토크 콘서트’에서 얼굴을 마구 구기고, 온몸을 내던지며 ‘개그캐(릭터)’로 또 한번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든 팬들이 ‘톱 5에 오를 만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게 더 재밌게 망가지고, 더 신나게 노래 부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