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1951년.

일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1928~1989)의 대표 만화영화 ‘철완 아톰’은 한국에선 1970년 9월 20일부터 TBC(동양방송)에서 방영했다. 당시에는 ‘미 NBC TV 인기 프로’라고 소개했다.

“TBC는 앞으로 52주에 걸쳐 새 시리즈 만화 영화 ‘우주소년 아톰’을 어린이용으로 선사하는데 오후 6시 30분 그 첫 회를 전파에 싣는다. 미 NBC-TV의 인기 프로였던 이 애니메이션 드라마는 미래의 과학 시대를 사는 슈퍼 소년 아톰의 활약을 담은 것으로서 아톰은 어린이의 대변자라는 것.”(1970년 9월 20일 자 A8면)

2002년 10월 19일자 D2면.

거짓은 아니었다. 1963년 1월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한 ‘철완 아톰’은 미국으로 수출돼 그해 가을 ‘아스트로 보이’란 제목으로 NBC에서 방영했다. 위 기사는 일본 원작은 말하지 않고 미국에서 방영했다는 사실만 알린 것이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1963년생 함성호는 나중에 ‘아톰’이 일본 만화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배신감에 가까운 충격”이었다고 회고했다.

“‘소년 아톰’이 사실은 일본 만화였다는 것은 어린 마음에는 배신감에 가까운 충격이었다. (중략) 아톰만이 아니다. 나에게 처음으로 신화적 상상을 자극했던 ‘불새’라는 만화도 그렇고, ‘밀림의 왕 레오’도 모두 일본 만화였다는 사실은 그것들이 모두 한국만화인 줄 알고 탐독했던 나를 심한 열패감으로 몰아넣었다. 그 만화들이 모두 데즈카 오사무라는 한 인물의 손에서 창조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경악했다. 일본의 그 누군가가 한국에 사는 한 소년의 유년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2002년 10월 19일 자 D2면)

2020년 3월 2일자 A20면.

일본 도쿄 전철 야마노테선(山手線) 다카다노바바역에서는 열차가 출발할 때 친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다. 한국에선 “푸른 하늘 저 멀리/ 날아라 힘차게 날으는/ 우주소년 아톰/ 용감히 싸워라~”라는 가사로 불렀다.

“다카다노바바 역에 아톰 멜로디가 흐르게 된 때는 2003년입니다. 1963년 일본 첫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지 40년 지난 후였습니다. 원작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작업실이 인근에 있었답니다. 역사(驛舍) 외벽에는 아톰을 비롯해 작가가 창조한 주요 캐릭터 그림이 가득 그려져 있습니다.”(2016년 8월 25일 자 D4면)

2026년 1월 1일자 A26면.

소설가 이응준은 데즈카 오사무 만년의 역작으로 ‘아돌프에게 고한다’를 꼽았다.

“출판사 문예춘추(文藝春秋)의 ‘주간문춘(週刊文春)’에 연재된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그의 만년(晩年)의 역작이다. 정통 유력 시사·보도 주간지에 만화가 연재된 것은 일본 최초였다. 그만큼 주제가 진지하고 웅장해 단행본이 만화 코너가 아닌 문학 코너에서 팔렸다. 나치 독일의 흥망기를 배경으로 아돌프라는 이름을 가진 세 사람, 즉 아돌프 히틀러, 아돌프 카우프만, 아돌프 카밀의 인생을 통해 이념과 전쟁이 개인의 우정과 양심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보여준다.”(2026년 1월 1일 자 A26면)

2023년 6월 14일자 A18면.

데즈카 오사무의 1973년 작품 ‘블랙잭’은 2023년 AI를 통해 50년 만에 다시 연재됐다. 앞서 데즈카 프로덕션은 2020년 AI를 통해 데즈카 사후 31년 만에 신작 ‘파이돈’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