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문학·출판계의 잔칫날.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노벨 문학상 발표일은 추석 연휴 막바지인 9일 오후 8시(한국 시각). 2025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는 작가는 누구일까. 수상자를 점치는 해외 베팅 사이트에서도 작가별 순위가 요동치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주요 출판사 세 곳의 해외문학 편집자들에게 자신만의 ‘픽(PICK)’을 귀띔해달라고 청했다. 고선향 문학동네 해외문학팀 차장, 심하은 은행나무 해외문학팀 주간, 유상훈 민음사 해외문학팀 편집자가 흔쾌히 취재에 응했다.

◇영미·유럽 변방의 남성 작가 유력?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된 작가는 호주의 제럴드 머네인(86)과 루마니아의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69). 이들은 영국 베팅 사이트인 나이서 오즈(Nicer Odds)에서도 각각 1·4위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편집자들이 수상자를 점치는 전략은 이른바 ‘소거법’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한국의 한강 작가가 받았기 때문에 아시아권 작가를 제외했고, 여성 작가도 뺐다. 2018년 폴란드의 여성 작가인 올가 토카르추크의 수상 이후 남녀가 돌아가며 상을 받고 있다. 2019년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 2020년 미국의 루이즈 글릭, 2021년 탄자니아의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2년 프랑스의 아니 에르노, 2023년 노르웨이의 욘 포세, 지난해 한강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상훈 편집자는 “2000년대 이후 노벨 문학상 수여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이 지역과 성별을 안배하는 게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 편집자는 아니 에르노에 이어 욘 포세까지 2년 연속 수상을 족집게처럼 예측(?)해 출판계에서는 ‘노벨잡이’ 같은 별명으로 불린다.

그가 야심 차게 고른 1순위는 커르터레스쿠. 유 편집자는 “더블린 국제 문학상을 비롯해 최근 중요한 문학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르는 등 유럽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2위는 아르헨티나의 세사르 아이라(76)다.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2010년 상을 받았는데, 이제 남미에서 다시 나올 만하다”는 것.

심하은 주간은 “영미권이나 유럽 중에서도 변방의 남성 작가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심 주간은 1순위로 머네인을 꼽았고 커르터레스쿠와 헝가리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도 유력 후보로 예측했다. 고선향 차장은 살만 루슈디(78)와 머네인을 꼽았다. 고 차장은 “루슈디는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해왔는데 아쉽게도 그간 노벨상의 호명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여성 작가가 연이어 받는다면?

성별 안배가 꼭 지켜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1901년 노벨 문학상 시상 이래 총 121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그중 여성 작가는 18명뿐이다. 심 주간은 “사실 향후 10년간 여성 작가에게만 상을 줘도 될 정도로 그간 한림원은 여성에게 박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나온 수상자 성별을 고려할 때, 여성이 연이어 받는 것도 형평성 측면에서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성 작가 중에선 카리브해(서인도제도) 출신 미국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76)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제국주의와 탈식민주의, 인종과 계급, 젠더와 섹슈얼리티 문제를 아우른다. 유 편집자는 “1993년 미국의 토니 모리슨 이후 흑인 여성 작가가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의 찬쉐, 일본의 다와다 요코 등도 거론되지만, 연이어 동북아시아 작가가 받을 확률은 낮다는 게 중론. 한편 러시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82)도 거장 반열에 오른 여성 작가다. 그러나 러·우 전쟁 등 국제 정세상 러시아에 상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

대중에게 친숙한 여성 작가 중 해마다 이름이 거론되는 이로는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86)가 있다. 고 차장은 “탁월한 여성 서사를 구축한 대중적 작가이면서 환경이나 과학 분야까지 목소리를 확장해가고 있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