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대부’ 전유성(76)이 25일 밤 9시쯤 입원 중이던 전북대병원에서 별세했다. 전씨는 최근 앓고 있던 폐기흉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서라벌예술대 연극연출과를 졸업하고 1968년 TBC 동양방송 특채 코미디 작가로 일했다. 이후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유머 1번지’ ‘쇼비디오 자키’ 등에 출연하며 1980년대 한국 코미디계를 이끌었다.
전유성은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처음 쓴 인물이다. 슬랩스틱이 주류였던 당시 코미디와 달리 ‘말맛’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 관객들을 향한 무대 매너로 희극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높였다. 1980년대 최양락과 함께 출연한 KBS ‘쇼 비디오 자키’의 사회 풍자 코너 ‘네로 25시’에서 유행어 “얘는 무슨 말을 못하게 해”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KBS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최초 아이디어를 낸 원안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대학로가 주무대였던 소극장 개그를 공개 코미디 방송으로 연결했다. 무대 세트 구성, 시청자의 참여 등 방송사 코미디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남들이 안 하는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고인의 평생 신조였다. 시골에서도 개그맨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경북 청도에 공연장을 만들고 청도 무용단, 마술단, 연극단을 운영했다. 지역 소극장 공연을 기획해 후배들에게 무대를 내어주며 코미디의 외연을 넓혔다. 책도 많이 냈다. ‘1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시리즈와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은 책들을 내왔다.
가수 진미령과 1993년 결혼, 17년 만인 2011년에 이혼했다. 유족으로는 딸 전제비씨가 있으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