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일본 공산주의 동맹 적군파 9명이 일본항공 여객기를 납치해 평양으로 향한다. 이른바 ‘요도호 납치 사건’을 각색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한국과 북한, 일본을 넘나들며 리듬감 있게 전개되는 블랙코미디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수작으로 관람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는 남한 영공에 진입한 납북기를 어떻게든 착륙시키려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그린다. 비밀리에 나라의 대소사를 처리하는 정체불명의 해결사(설경구)와 엘리트 관제사(홍경), 중앙정보부장(류승범)이 힘을 합쳐 사상 초유의 납치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일본 만화를 연상케 하는 엉뚱한 유머와 감각적인 편집으로 블랙코미디의 묘미를 살렸다. 변성현 감독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블랙코미디인 만큼 웃음뿐만 아니라 날카로움도 담고 싶었다. 1970년대에 벌어진 일이지만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실은 뒷면에 있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라는 그럴듯한 명언으로 시작된다. 영화 역시 사건의 앞면과 뒷면을 요리조리 뒤집어가며 극적인 긴장감을 높인다. 기내에서는 목숨 건 사투가 벌어지지만, 지상에서는 우왕좌왕하는 관료들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진실과 허구, ‘굿 뉴스’와 ‘배드 뉴스’가 쉴 새 없이 교차하며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변 감독은 “‘뉴스’라는 건 결과값이지 않은가,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려 했다”고 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앙상블도 돋보인다.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는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최근 들어 빳빳한 슈트를 입고 정치인·변호사 등 권력층 캐릭터를 연기해오던 설경구는 다시 과감하게 구겨졌다. 건들건들하면서 의뭉스러운 아무개 역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얼떨결에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떠맡은 관제사 역의 홍경은 주목해야 할 20대 배우다. 끓어오르는 야망과 인간적인 약점을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일본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적군파의 리더는 27세, 막내는 겨우 16세. 넘치는 패기에 비해 어딘가 어설픈 빌런들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국 영화계에도 ‘굿 뉴스’가 될 만한 작품이다. 감성에 기대 눈물을 쥐어짜던 기존의 많은 시대극과 달리, 현대적인 감각으로 깔끔하게 풀어낸 시대극이다. 부조리한 소동극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게 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재치와 능청으로 관객을 기분 좋게 속인다. 영화는 다음 달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