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면 꼭 먹는 음식이 뭐예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짜장면이라고 답한다. ‘굳이 한국에서 중화요리를?’ 하고 의아해하는 이도 있겠지만, 한국식 중화요리인 짜장면을 좋아하는 일본인이 의외로 많다. 일본에도 짜장면이 있긴 하지만 흔한 메뉴는 아니고, 필자 역시 일본에서 두어번 맛본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한국의 짜장면은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처음 한국 짜장면을 접한 건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서였다. 일본의 짜장면은 검은 빛깔이 아니고, 다진 고기를 토핑처럼 얹는 방식이라 한국식 짜장면을 보고 같은 음식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본인도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서강대 근처의 중국집에서 처음 짜장면을 맛보고 감동을 받았다. 같은 유학생 친구들도 “이렇게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하며 놀라워했다. 어느 중국집에서든 빠짐없이 짜장면을 파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때 이후로 한국에서 여러 중국집을 다니며 나름대로 짜장면 탐방에 나섰다.
일본 중국집은 메뉴 구성이 다양하지만, 짜장면과 짬뽕 같은 부동의 ‘국민 메뉴’는 없다. 메뉴 선택의 폭은 넓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선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망설이게 될 수도 있다. 반면 한국식 중국집은 짜장면과 짬뽕에 ‘선택과 집중’하며 맛을 정교하게 발전시켜 왔다. 마치 음악계에서 K팝 아이돌 산업에 인재와 자원을 집중시켜 세계적 경쟁력을 키운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의도된 전략은 아니었겠지만, 이제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짜장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식 짜장면 전문점이 일본으로 진출하기도 했지만, 많은 일본인은 여전히 “본고장(?)에서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한다. 삼겹살, 간장게장과 나란히 짜장면이 ‘한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친구나 지인이 있다면, 짜장면이 맛있는 가게를 소개해 주면 분명 좋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