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팀 해체 후 3년여 만에 재결합을 발표한 걸그룹 여자친구. 새해인 내달 13일 데뷔 10주년 신곡 발표로 재결성 활동을 시작한다. /쏘스뮤직

“다들 오래 기다리셨을 텐데 저희도 정말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3년여 전 해체한 걸그룹 여자친구는 지난 10일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팀 재결합과 활동 재개 소식을 알렸다. 2015년 데뷔한 이들은 ‘시간을 달려서’ ‘귀를 기울이면’ 등 히트곡을 다수 냈지만, 2021년 소속사 쏘스뮤직과 계약이 만료돼 팀을 해체했다. 이들은 내년 1월 새 앨범을 발매하고 4년 만의 재결성 무대로 같은 달 18·19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공연한다. 이틀간 5000여 석 티켓이 벌써 매진됐다.

해체 혹은 휴지기를 가졌던 아이돌 그룹들의 복귀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돌 특성상 소속사 계약이 끝나거나 팀을 해체하면 재결합이 어렵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결성에 나서 단독 공연을 하고, 앨범을 다시 발매하는 추세가 이어진다.

걸그룹 투애니원은 지난 10월 서울 올림픽홀에서 해체 10년 만에 귀환 콘서트를 열었다. 이틀간 7000석이었는데 예매 대기자가 40만명 몰리자 공연일을 하루 늘렸고, 해외 팬들 요청이 쏟아져 월드 투어에 돌입했다. 내년 2월까지 아시아 열두 지역에서 25회 공연한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태양·대성은 지난 11월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MAMA 어워즈 무대에서 8년 만에 그룹 이름을 내걸고 공연했다. 200여 국에 생중계된 무대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2900만회를 넘겼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6년 만의 새 앨범을 낸 보이그룹 B.A.P, 지난해 5년 만의 새 앨범을 발매한 보이그룹 인피니트도 각각 소속사 계약 만료로 인한 휴지기를 딛고 돌아왔다. 2021년 해체한 걸그룹 러블리즈는 지난달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데뷔 10주년 단독 공연으로 재결성에 성공했다. 2018년 해체한 걸그룹 피에스타는 지난 8월 데뷔 초 노래 ‘짠해(2015년)’의 리메이크곡을 내며 재결합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인 멤버 차오루가 직접 모은 돈으로 노래 저작권을 사서 재녹음했다.

‘복귀돌’이 잇따르는 이유로는 K팝 시장 확대로 활동 경로와 수익이 다양해진 점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소셜미디어로 팬을 결집하는 일이 쉬워지면서 중소 규모 아이돌도 국내외 공연에서 2000~3000석가량의 관객 확보가 용이해졌다. 재계약하며 7년 이상 활동하는 일명 ‘장수돌’도 늘어 옛 그룹의 귀환이 낯설지 않게 됐다.

계약 종료 후 회사를 나간 멤버들에게 그룹 이름을 못 쓰게 하던 기획사들의 관행도 변하고 있다. JYP 출신 갓세븐, YG 출신 아이콘·투애니원·빅뱅 등이 원래 이름을 쓸 수 있게 상표권 합의를 마친 상태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어차피 상표권 양도를 막아도 소셜미디어로 핵심 팬층을 모으는 데 무리가 없다. 서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가는 편이 낫다”고 했다.

인기 그룹은 많아졌지만 히트곡은 적은 현 아이돌 시장에서 과거 명곡들이 역주행하는 현상도 이유로 꼽힌다. 김도헌 평론가는 “복귀 팀 대다수가 대중적인 아이돌 히트곡이 많이 배출됐던 2010년대 전후에 걸쳐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검증된 명곡을 듣고 싶은 마음, 과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곡들에 대한 선호가 맞물린 현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