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아시안컵(1월 13일~2월 11일) 중계로 국내 OTT 업체들이 웃었다. 국산 OTT 티빙과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가 크게 늘며 스포츠 중계의 힘을 확인한 것이다. 최근 OTT들이 구독자를 끌어당길 ‘새 먹거리’로 스포츠 중계를 밀고 있다. K리그 중계를 하고 있는 쿠팡플레이에 이어 올해부터 티빙은 KBO리그 중계에 나설 예정이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를 OTT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3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중계도 한다.

지난 7일 티빙이 중계한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과 요르단 경기 화면. /티빙

◇넷플릭스와 격차 60만명까지 줄기도

스포츠 중계는 많은 자체 시리즈와 영화를 보유한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국산 OTT의 ‘승부수’다. 볼거리를 확장해 구독자를 확보하려는 것. 아시안컵 중계는 효과적이었다. 앱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주요 경기 중계)과 쿠팡플레이(전 경기 중계)의 1월 일평균 이용자 수(DAU)는 각각 157만2172명과 101만3576명으로 전달 대비 각각 21%, 14% 뛰었다. 이 기간 넷플릭스(306만9232명)는 3% 줄었다. 티빙은 한국과 요르단 경기(7일 0시) 중계를 앞둔 지난 6일 일일 이용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하며 넷플릭스와 격차가 60만명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1월 한 달간 앱을 연 이용자 수(MAU)는 티빙과 쿠팡플레이 모두 출범 후 역대 최대치. 아시안컵 중계와 자체 콘텐츠들이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다.

OTT가 주요 리그 중계권을 따내고 있는 건 관객을 확장하려는 스포츠 구단의 수요와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OTT 가입자가 크게 늘었고, 지속적인 젊은 관객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티빙은 지난달 2024~2026년 KBO(한국프로야구) 리그 유무선중계권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올해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해외 OTT도 스포츠 중계 경쟁 불붙어

OTT가 중계를 맡으며 스포츠 산업과 ‘윈윈(win-win)’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경기 중계뿐 아니라, 여러 부가 기능과 콘텐츠들이 스포츠의 재미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이번 아시안컵 중계에서 경기 결과에 어울리는 ‘엔딩곡’을 선정해 틀어 매번 화제가 됐다. 티빙은 채팅을 하며 중계를 보는 ‘티빙 톡’과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등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K리그 중계는 축구 팬들에게 좋은 선례로 꼽힌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 주요 경기에 직접 중계차를 몰고 다니며 17대의 카메라로 방송을 제작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경기 전 ‘프리뷰 쇼’ 등으로 관객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해외 여러 축구 리그를 비롯해 미식축구, 테니스, 모터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도 중계한다.

해외에서도 OTT들 사이에 스포츠 중계 경쟁이 불붙고 있다. NBC유니버설이 운영하는 ‘피콕’은 올해 미국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 경기를 독점 중계해 2300만명의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내년 시즌 NFL 플레이오프 경기 독점 중계권을 따냈고, ‘애플TV+’는 2032년까지 10년간 미국프로축구(MLS)를 독점 생중계한다. 넷플릭스는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2025년부터 10년간 중계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현재로선 국내 스포츠 중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