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선일부 문화부 신정선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26번째 레터는 영화 ‘괴물’입니다. 지난달에 부산국제영화제 다녀오자마자 추천작으로 보내드렸죠. 29일에 정식 개봉을 하게 돼 또 보내봅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22일에 시사회를 했는데, 다시 보면서 저는 ‘따뜻한 콜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살짝 말씀드릴게요.

영화 '괴물'. (이 포스터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닌데 지난번 썼던 것과 다른 걸 쓰려다가 골랐어요. 소년 둘 다 햇살 같아요. 절대 이렇게 우중충하지 않다는 거)

제가 부산국제영화제 다녀와서 ‘괴물’을 추천하며 보낸 레터 링크를 아래에 붙일게요. ‘그 영화 어때’ 11번째 레터였네요.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추천작,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괴물’]

어쩐지 여러분이 링크를 클릭하기 귀찮아하실 듯 해서, 한 줄로 정리하자면. ‘꼭 보세요’입니다. 혹시 제 추천을 받고 보셨는데 후회하셨다면 제가 물어드리겠습니다. 이메일로 알려주세요. (설마?)

월요일자 저희 지면에도 리뷰 기사를 썼어요.(링크는 아래에) 이전 레터에 없었는데, 신문 리뷰에는 ‘라쇼몽’과 차이점을 넣었습니다. 지난번 레터를 보고 제가 좋아하는 회사 후배 변모양이 “아, 선배 그러면 ‘라쇼몽’과 비슷한 건가요?”라고 물었거든요. 저보다 영화 기자도 먼저 한 변모양이 궁금해하는 걸 보니 다른 분들은 더욱 그러실 듯 해서 이번 리뷰에 차이점을 살려넣었습니다. (희원아, 피드백 고마워.) 리뷰에도 썼듯이 ‘라쇼몽’과는 다릅니다. ‘라쇼몽’은 ‘진실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영화적 변주라고 보면, ‘괴물’은 조각조각 나뉘었던 진실이 하나로 합해지면서 결국 전모가 드러나거든요. 조각이 전부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어떤 편견과 억압의 폭력을 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가 소년과 교장이 트럼펫 부는 모습이죠. (지면 리뷰에도 이 장면을 살리고 싶어서 이리저리 써보다가 지면 부족, 아니 저의 능력 부족으로 살려넣질 못했네요.) 교장이 말합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을 땐 불어.” 그러면서 같이 붑니다. 뿌웅~~ 뿌웅~~ 이 장면에 다른 인물이 아니고 하필 두 사람이 등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어떤 파장을 낳는지도 중요합니다. 궁금하다고요. 보시면 압니다. (혹시 보시고도 이해가 안 되시면 역시 제게 이메일을.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영화 '괴물'. "누구에도 말할 수 없을 땐 불어."

이 영화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있어요. 부국제 때는 없었는데 반갑게도 극장 개봉하며 새로 업데이트된 언론 배포용 스틸 중에 들어있더군요. 여러분께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래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왜 그렇게 좋았냐고요? 이 역시 보시면 압니다.

영화 '괴물'의 한 장면. 하교하던 두 소년이 맨홀에 가만히 볼을 대보고 있다.

저 장면 앞이던가 뒤던가에 맨홀에 가만히 한 쪽 볼을 대고 있는 소년의 옆모습이 나와요. (쓰고 있자니 마음이 또 찡해지네요.) 제가 위에 ‘따뜻한 콜라’ 말씀드렸죠. 그 대사도 저 장면에서 나옵니다. 한 소년이 다른 소년에게 말해요. “주류판매점 앞에 자판기가 있거든, 근데 세 번에 한 번은 따뜻한 콜라가 나와, 알고 있어?”라고요. 자신을 ‘세 번에 한 번쯤 나오는 따뜻한 콜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소년. ‘돼지 뇌가 들어있어 돼지인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소년. 그 외로운 소년과 운동화 한 짝을 나눠 신는 다른 소년. 두 소년을 비밀 아지트에서 만나는 행복한 2시간을 극장에서 누려보세요. 29일 개봉합니다.

월요일자 저희 신문 지면에 나간 리뷰는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로 곧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단지 묻는다... 괴물은 누구인가]

그 영화 어때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