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 국립공원에서 연주하고 있는 첼리스트 요요마. 기존 공연장 외에도 코로나 진료소,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 지역까지 현장을 즐겨 찾는 음악인이다. /요요마 홈페이지

첼리스트 요요마(馬友友·68)는 지금까지 그래미상만 19차례 받은 음악계 수퍼스타. 하지만 그에게는 여느 스타들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부터 코로나 진료소, 그랜드 캐니언 같은 미 국립공원까지 현장을 찾아가서 연주하는 걸 언제나 즐긴다는 점이다. 때로는 반주 없이 첼로 하나로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연주하고, 때로는 컨트리 가수의 통기타와 이중주를 펼치기도 한다. 2019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도 국악인 안숙선·김덕수,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 등과 함께 DMZ 평화 음악회를 열었다.

11월 2일 예술의전당 내한 공연을 앞둔 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장으로 스스럼없이 달려가는 이유부터 물었다. 현재 일본 투어 중인 그는 나고야 공연을 마치고 도쿄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부모와 세 살 난 아이의 대화에 클래식 연주를 비유했다. 요요마는 “부모가 사랑하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적에 다짜고짜 ‘우리가 있는 안방으로 건너오라’고 하지 않는다. 거꾸로 아이에게 다가가듯이 젊은이나 아픈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면 당연히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그의 ‘공연장 밖 연주’도 크게 늘었다. “클래식 음악을 통해서 위안을 선사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있는 삶의 터전이나 자연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론 때문이다.

요요마를 상징하는 레퍼토리가 있다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일 것이다.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이 곡을 그는 1983년과 1997년, 2018년 세 차례나 음반으로 발표했다. 2018년부터 전 세계 36국에서 2년간 이 곡을 연주하는 ‘바흐 프로젝트’를 펼치기도 했다. 평생 이렇게 바흐 작품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요요마는 “바흐는 희로애락의 다채로운 감정을 통해서 우리를 정신적으로 고양시키고, 언제나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와도 같다”고 비유했다. 그 뒤 “만약 인생에서 최고의 친구가 바로 곁에 있다면 매일 만나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친한파(親韓派)’ 음악인이다. 예전 김영욱(바이올린), 이매뉴얼 액스(피아노)와 피아노 트리오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김동원(장구)·김지현(가야금)·김유영(비올라) 등과 함께 ‘실크로드 앙상블’을 창단하기도 했다. 문명 교류의 통로였던 실크로드 인접국의 연주자들과 함께 동서양 음악 융합을 모색하는 퓨전 앙상블이다. 요요마는 “음악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전통과 혁신의 결합이야말로 내 평생의 화두”라며 “빼어난 재능을 갖춘 음악인들로 가득한 한국을 찾을 적마다 깊은 영감과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