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 전날 밤, MBC PD수첩이 인터넷매체 뉴스타파의 짜깁기 인터뷰 보도를 검증없이 내보낸 데 대해,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비판 성명을 냈다. 당시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 주범 김만배씨와 민노총 언론노조 신학림씨의 인터뷰를 짜깁기해 ‘대장동 사건은 윤석열 검사의 봐주기 수사에서 출발했다’는 취지의 영상을 만들고, 이를 기사로 보도했다.
제3노조는 11일 <PD수첩은 대선 전날 김만배 거짓말 녹음을 틀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20대 대선 전날의 PD수첩 방송은 미디어를 악용한 부정선거나 다름없었다”며 “더 이상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로 추락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PD수첩 방송 중 뉴스타파 짜깁기 인터뷰 인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3노조는 “녹음 내용의 진위에 대한 취재 흔적은 없었다”며 “PD수첩 제작진은 그런 건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작년 3월 8일 MBC ‘PD수첩’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다.
방송에서 PD수첩은 대선 TV토론의 핵심 키워드를 ‘대장동’으로 지목한 뒤, ‘뉴스타파’가 이틀 전 보도한 김만배씨와 신학림씨의 인터뷰 내용을 1분여에 걸쳐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이 인터뷰는 짜깁기된 것이었다. PD수첩은 짜깁기 녹음을 틀면서 뉴스타파의 별도 해설도 자막을 붙여 내보냈다. 방송 자막은 “윤석열 당시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건 주임 검사가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도 언급합니다”라는 것이었다.
녹음본 뒤에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을 잇달아 들려줬다. 송 대표는 “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편집을 두고 제3노조는 성명에서 “지금 들으면 기가 막힌 말들”이라며 “PD수첩이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어린아이도 눈치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단일화 30초 설명, 윤석열 단일화 4분 비판
대장동 사건 외 이날 PD수첩의 다른 대목에 대해서도 제3노조는 문제를 제기했다.
제3노조는 “이재명‧김동연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설명만 하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4분 넘게 잘근잘근 씹어댔다”며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난했던 과거 발언까지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섬뜩한 악의까지 느껴졌다”고 했다.
실제 당시 영상을 보면, PD수첩은 이재명‧김동연 후보의 단일화는 30초간 다뤘다. 두 사람이 손을 붙잡고 등장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합동유세를 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반면,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내용은 4분 동안 다뤘다.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기에는 “대선 완주 의지를 수차례 밝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판을 해왔다”는 내레이션이 깔렸다. 두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진 후 반응도 다뤘다. 특히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며 ‘이재명으로 갈아탑시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 지지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화면을 보여줬다.
이밖에 검찰 개혁에 대한 두 후보 공약 비교에서도 과거 정부 검찰 출신 중용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제3노조는 비판했다. 성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MBC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