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신생아와 산모가 있는 집에서는 에어컨을 켜도 될지 고민이 돼요. 아기들, 특히 신생아는 성인처럼 체온 조절을 잘하지 못해요. 폭염이 계속되면 아기들은 보채기도 하고, 땀띠가 잘 생기거나 수분 손실로 인한 탈수가 동반될 수 있어요. 또 아기가 거주하는 방 안 온도가 높아지면 영아 돌연사 증후군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따라서 덥고 습한 환경보다는 에어컨을 사용해서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아기에게는 더 좋습니다.

반대로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온도가 너무 낮아지면 아기 체온이 같이 낮아져 감기에 잘 걸릴 수 있어요.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와 습도에서 가장 잘 생존하기 때문이죠. 체온이 따뜻하게 유지돼야 면역 체계가 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사용할 땐 적정한 온도 유지가 중요해요.

에어컨 온도는 25~26도를 권장해요. 이때 외부 온도와의 차이가 5도를 넘지 않는 게 좋아요. 에어컨은 실내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실내 습도는 50%가 유지될 수 있게 가습기를 같이 틀어야 해요. 에어컨을 켜고 있는 동안에는 아기에게 물이나 분유·모유 등을 통해 수분을 더 공급해주세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것도 아기 건강에 좋지 않아요. 따라서 온도 조절을 할 때는 온도를 서서히 높이거나 낮춰 주세요. 에어컨 바람이 아기에게 직접 닿지 않게 해주세요. 아기 침대는 에어컨 바로 앞이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 주세요. 이때 직사광선이 바로 들어오는 창 근처도 피하는 게 좋아요.

에어컨이 작동하는 동안에는 아기에게 팔과 다리를 덮는 얇은 옷을 입혀 주세요. 외출할 때도 얇고 긴 옷을 챙겨 실외에서는 반팔을 입히고, 실내에 들어갈 때는 긴 옷을 입혀서 체온 조절을 해주세요. 아기 몸이 소변으로 젖지 않도록 기저귀를 더 자주 교체하는 것이 좋아요. 에어컨과 가습기는 하루 종일 켜지 말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세요. 에어컨 필터에는 먼지와 진드기·곰팡이 등이 쌓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에어컨 청소 역시 온 가족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해요.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