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바리톤)이 4일(현지시각) 발표된 세계 3대 성악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결선 무대./ 연합뉴스

바리톤 김태한(23)씨가 4일(한국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흔히 쇼팽·차이콥스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린다. 성악 부문에서 한국인 우승은 소프라노 홍혜란(2011년), 소프라노 황수미(2014년)에 이어서 세 번째다. 아시아 남성 성악가로는 대회 첫 우승이다.

2000년생으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김태한씨는 지난해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했다. 같은해 스페인 비냐스 콩쿠르와 독일 노이에 슈팀멘 콩쿠르 등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오는 9월부터는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오퍼)의 젊은 성악가 육성 프로그램인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 2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콩쿠르 결선에서는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가운데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함께 결선에 오른 베이스 정인호(32)씨도 5위에 입상했다. 올해 콩쿠르 결선에는 전체 12명 가운데 김태한·정인호·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1)씨 등 한국 남자 성악가 3명이 진출했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열린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 김태한(왼쪽)이 결과 발표 뒤 성악가 조수미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심사위원에 포함되어 있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조수미는 우승자 김태한씨를 비롯해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입상자들을 얼싸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축하를 보냈다. 조수미는 결과 발표 직전인 3일 간담회에서 “다시 한번 한국 성악가들이 얼마나 많은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 느꼈다. 한국 성악가로서, 선배로서, 심사위원으로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무척 자랑스럽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