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봄 나들이 계절이 왔지만, 멀미가 심해 차를 타는 게 두려운 경우가 있어요. 멀미는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죠. 특히 2~12세 아이들이 멀미를 가장 많이 해요.

멀미 증상에는 구토와 메스꺼움, 현기증, 복통이 있어요.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해요. 멀미는 주로 움직임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자동차나 배, 비행기 등으로 이동하거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탔을 때 생길 수 있어요.

멀미는 눈으로 보는 정보와 귀로 들어오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요. 귀는 소리를 듣는 역할뿐 아니라 신체 균형을 담당하는 기능도 하지요. 귀 안쪽에는 우리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전정기관인 내이(內耳)가 있는데, 차의 흔들림 때문에 내이를 과도하게 자극하면 멀미가 생겨요. 아기들은 2세까지 전정기관이 미성숙해서 멀미를 하지 않다가, 평형기관이 발달하는 2~12세 사이에 멀미를 많이 해요.

멀미를 예방하려면 아이들이 차를 타기 한두 시간 전에 가벼운 간식을 주는 게 좋아요. 과식을 하거나 공복 상태면 멀미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자동차에서는 옆쪽 창문보다 앞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도록 해 주세요. 이동 중에 휴대폰이나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보면 멀미가 생길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아요. 가까이 있는 물체보다는 멀리 있는 물체를 쳐다보라고 해 주세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창문을 자주 열어주세요.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멀미약은 만 3세 이상부터 먹을 수 있어요. 그보다 어린 아이들은 미리 소아과에서 약 처방을 받는 게 좋아요. 멀미약은 차를 타기 30분 전에 미리 먹도록 해 주세요. 멀미가 나기 전에 복용해야 해요. 붙이는 멀미약인 스코폴라민 패치는 16세 이상 성인만 사용할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붙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