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위로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 A씨는 지난달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연결된 ‘키위닷컴’에서 괌 왕복 항공권 2매를 구매했다. 오는 9월 출발하는 일정으로 결제금액은 196만원이었다. A씨는 이튿날 개인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키위닷컴은 자사 사이트에서만 쓸 수 있고, 소멸 기한이 있는 적립금 10유로(약 1만4700원)만 지급했다. 나머지 비용은 환불을 거부했다. 상품 판매 페이지와 약관에 관련 내용을 사전에 안내했다는 게 이유였다.

#. B씨는 지난해 10월 키위닷컴에서 치앙마이 왕복 항공권 2매를 105만원에 구입했다. 방콕을 경유하고 2023년 6월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키위닷컴은 출발 세 달 전쯤 일정이 변경되었다면서 대체 편을 이용하려면 약 70만 원을 추가 결제하라고 안내했다. 만약 계약 취소를 원할 경우에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즉시 지급되지만 키위닷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100달러(약 13만원) 상당의 적립금 또는 3개월 이상 소요되는 항공사 환불 대리 접수 중 선택하라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와 같은 키위닷컴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25일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1분기 소비자원에 접수된 키위닷컴 피해 사례는 95건이었다. 취소 시기나 결제 금액에 상관 없이 10유로만 환불됐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키위닷컴은 판매 페이지에 ‘자발적 취소 시 환불 불가’ 조건을 표기하고, 이용약관에는 10유로만 적립금으로 지급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약관에는 소비자가 직접 항공사에 취소나 환불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조항도 있으나, 항공사에선 구매처를 통해 취소해달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취소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약관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으나 키위닷컴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민원이 계속되자 아메리칸항공 등 4개 항공사는 키위닷컴에서 자사 항공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상품 페이지나 이용약관에 환불 불가 조건이 고지돼 있다면 분쟁 발생 시 카드사의 거래취소 서비스(차지백)를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불가피하게 계약을 취소해야 할 경우 항공사에 먼저 환불 가능 여부를 문의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