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4세 아이가 물을 무서워해요. 집 욕조에서는 괜찮은데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에서 물에 안 들어가려 해요.

A. 아이의 정서는 1차 정서와 2차 정서로 구분됩니다. 기쁨, 분노, 슬픔, 놀람, 공포는 1차 정서로, 타고난 정서예요. 태어났을 때부터 나타나는 정서로, 얼굴 표정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공포’는 위협의 원인이 되는 무언가로부터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정서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해요. 어린 영아 때보다는 만 3세 이상 유아가 되면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더 많아집니다. 영아기에는 양육자로부터 대부분의 보호를 받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나 대상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걷거나 뛸 수 있게 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들은 아이에게 도전과 모험인 동시에 두려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유아가 집 욕조에서 노는 것이 괜찮다고 하면 물 자체보다는 물이 있는 공간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욕조 안은 영아기부터 익숙하고 물속에서도 발이 바닥에 닿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끼지요. 하지만 수영장이나 물놀이공원 같은 공간은 낯설기도 하고 발이 닿지 않는 순간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또 어떤 유아는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 쉽게 적응하는 반면 어떤 유아는 그렇지 못해요. 물이 있는 공간을 낯설고 두렵다고 느껴 들어가지 않으려 하죠. 물은 무서운 것이 아니니 들어가자고 해도 적응 속도가 느린 유아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이때 유아의 느린 적응 속도를 이해하고 맞춰 주는 양육 태도와 행동이 중요합니다. 유아가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다른 유아들이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해당 공간에서 나오고 싶어 한다면 일단 나와서 유아가 안정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재미있는데 왜 나오려고 하느냐’ ‘왜 참지 못하느냐’ 등의 말은 피하세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다른 것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기질에 잘 맞춰 주는 것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 성장과 발달을 지지해 주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