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의 현 경영진과 문어발식 확장을 노리는 거대 공룡기업, 그리고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실제로는 수익을 노리는 반(反)사회적 펀드가 야합하여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노리는 얄팍한 수작에 우리 제작자들은 경악과 분노를 표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임백운, 이하 연제협)는 15일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SM 이수만 창업주와 현 경영진 간에 발생한 갈등에 대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제협은 국내 음반 제작사 및 매니지먼트 기업들의 단체로 SM을 포함해 현재 440여개 음반사들이 가입해 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연제협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SM 사태를 바라보는 음반제작자들은 실로 충격과 분노와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면서 “척박했던 음반시장을 오늘날 효자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킨 것도 이수만 프로듀서의 파이오니어 정신에 힘입었단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SM 창업주 이수만 프로듀서는 한류의 산파 역할을 해내며 세계가 인정하는 K팝 레전드 프로듀서이자 글로벌 리더”라며 “우리 음반제작자들의 프라이드를 지켜주는 레거시(유산)이자 자랑스런 K팝의 선구자”라고 밝혔다. 이어 “이수만 프로듀서가 수십 년간 피땀 흘리며 회사를 일구는 과정에서 설령 내부적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가 SM의 창업주이자 대주주였던 사실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이수만 SM 창업주는 최대주주로서 갖고 있던 약 18%의 SM 지분 중 14% 가량을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이자 업계 내 최대 경쟁회사였던 하이브로 넘겼다. 이는 지난 7일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속한 SM 현 이사회가 카카오 측에 SM의 지분 약 9% 가량을 넘기기로 결정한 것에 맞서 대응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수만은 현재 SM 이사회가 카카오 측으로 지분을 넘기는 걸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낸 상태다. SM 현재 임직원들은 지난 10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하이브 측에 SM 지분을 넘긴데 대해 “우리는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임직원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제협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SM을 향한 ‘적대적 M&A’를 하고 있는 당사자를 ‘SM 현 경영진’과 행동주의(주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펀드 ‘얼라인 파트너스’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이수만 프로듀서로부터 전문경영을 수임받은 SM 현 경영진이 창업주이자 대주주를 배제하기 위해 멀티 프로듀싱 체제 구축과 주주가치 제고란 허울 좋은 병풍을 내세웠고, 거대 공룡기업에 지분을 매각해 회사를 찬탈하려는 야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제협은 이에 대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배신행위이자 연예문화계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비도덕적, 비윤리적, 비신사적 처사”라면서 “이런 시도로 인해 창업주가 쫓기듯 회사를 하이브에 넘기는 급변 사태로 업계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고 했다.

연제협 로고

연제협은 1%대 지분을 갖고서 SM 경영에 목소리를 내온 얼라인 측에 대해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행동주의라는 미명을 내세운 얼라인의 후안무치한 처사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문화의 특성이나 제작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안중에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말 바꾸기를 반복하고 연예인들을 단지 수익창출의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반문화적 집단 이기주의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반사회적 이권 찬탈 전을 벌이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즉각 그 행동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 이수만과 하이브 측의 지분 매각을 둘러싼 쟁점들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SM-카카오 지분 매각에 대한 가처분 소송 심문 결과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또한 이수만 창업주의 지분을 사들이며 주주총회 의결권을 얻어낸 하이브 측은 오는 16일인 주주제안 마감일까지 새 SM 경영진과 이사 선임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