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글로벌 VIP를 사로잡으려면 한국 장인(匠人)을 잡아라!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해외 관계자들을 만나다 보면 ‘한국 아티스트’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전통 공예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한국 작가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 K팝, K드라마 스타 잡기에 열을 올렸던 해외 명품 업계가 이제 K예술가와 앞다퉈 협업에 나선 것이다.

프랑스 고급 브랜드 루이비통은 얼마 전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화백과 손잡고 한정판 가방을 선보여 글로벌 팬들을 들썩였다. 2019년부터 미술계 유명 작가와 협업해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아티카퓌신’ 가방에 박서보 화백 작품을 접목시킨 것이다. 루이비통이 한국 작가와 제품 협업을 진행한 것은 168년의 브랜드 역사상 처음. 1년 전부터 루이비통 측은 박서보 화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표 연작 ‘묘법’ 중 2016년작을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오는 24일까지 루이비통 서울메종에서 박서보 화백 ‘묘법’의 400호(180㎝X300㎝) 대작 2점과 함께 무료 전시된다.

제품은 앞에서 볼 때와 측면에서의 색감이 다르게 느껴지면서도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촉감과 질감을 재창조하기 위해 송아지 가죽(카프 스킨)에 붓질 효과를 낸 후 3D 고무 사출 작업을 적용했다. 200점 한정판. 기존 1000만원 대 아티카퓌신 제품보다 200만원 이상 비싼 1290만원대 제품이지만, 지난달 말 파리에서 먼저 선보인 이후 이내 ‘완판’됐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도 ‘디올 레이디 아트 컬렉션’을 통해 한지를 활용한 현대미술가 김민정 작가와 협업했다. 이미 2017년 이불 작가와 협업한 바 있는 디올 측은 한국적인 감성과 현대성을 겸비한 작가를 선정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스페인 고급 브랜드 로에베 역시 지난 6월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지승 공예(한지를 꼬아 만든 것) 이영순 작가와 협업한 가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한국 전통공예를 후원하는 재단법인 예올과 손잡고 5년간 후원사로 나서기로 했다. 그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한국을 대표하는 장인을 선정해 전시하는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반짝거림의 깊이에 관하여’를 다음달 16일까지 선보인다. 올해의 장인엔 금박장 박수영(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 이수자),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옻칠 공예가 유남권이 선정됐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K팝, K드라마 스타 등에 익숙한 해외 팬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장인들과 예술가들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높아졌다”며서 “해외에선 MZ세대 대신, 한국 스타일을 좋아하는 ‘K-제너레이션’ 시대라는 신조어도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