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부모 중 한 사람이 심각한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에게 말해줘야 할까요? 대개 부모들은 아이의 마음을 힘들지 않게 하려고 사실을 숨기곤 하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늘 부모의 행동과 표정을 살피고 있어요. 심각한 상황인데 이를 숨기려고 하는 부모의 행동이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직과 진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기에 아이에게 정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아요.

죽음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죽음이 예정된 것인지,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인지 또는 사망과 관련된 사람이 겪은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아이가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따라서도 아이가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것이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부모 자신에게 너무 힘든 일이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부모가 힘들다고 해서, 아이가 오랜 시간 힘들어할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가족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아이를 장례식에 참석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장례라는 과정을 아이가 견뎌내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족 중 누군가 죽었을 때 아이를 장례에 참여시킬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기까지 하지요. 이런 선택은 참여하느냐 참여하지 않느냐의 선택으로 보기보다는 잠깐 힘들 것이냐 아니면 그 이후에도 계속 힘들 것이냐의 선택으로 보아야 해요. 비록 어린 나이일지라도 장례에 참여한 것을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은 없어요. 참여하는 것이 제외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다만, 아이에게 장례라는 절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