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40개월 딸아이가 남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써요. 예를 들어 지나가는 길에 다른 아이와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날이 선 표정과 말투로 “왜 쟤가 날 쳐다봐?”라고 묻고, 요즘은 제게도 “엄마는 왜 그렇게 날 쳐다봐?”라고 물어요.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A. 40개월 유아가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상대방 시선의 의도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상대방이 자신을 보며 미소를 띠고 있다면 그 의도가 긍정적이라고 쉽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아이들에게 이런 의도 파악이 매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어린 영·유아는 상대방의 표정·몸짓·자세 등 비언어적인 표현을 보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아야 하는데, 눈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영·유아는 생애 초기부터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관찰하며 자랍니다. 그러면서 본인도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데요. 특히 눈맞춤은 소통과 관계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언어 발달이 이뤄진 유아가 “왜 쳐다보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황에서 양육자의 시선에 대해 질문을 한다면 양육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해 주세요. 예를 들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기특해서 쳐다봤어”처럼요. 그리고 자녀에게 어떤 기분인지도 물어 주세요. 만약 자녀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답한다면 “엄마가 웃지 않고 있어서 화난 것으로 느꼈니?”라고 그 이유도 물어 주세요. 유아가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 유아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