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하철역 내부에 부착된 웹툰 광고. 작가들이 반발하자, 네이버웹툰 측은 사과문을 올렸다. /케네디 호먼 트위터

“웹툰이 부업이라고?”

거대 웹툰 회사 네이버웹툰에 대한 작가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논란은 이달 네이버웹툰이 미국 뉴욕 지하철역 등지에 부착한 벽면 광고에서 비롯됐다. 자사 웹툰 그림과 함께 ‘Comics are literature’s fun side-hustle’(만화는 문학의 재밌는 부업)이라는 문구를 미국 전역에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작가들은 “만화를 깔보는 편견”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해당 광고에는 네이버웹툰 연재작 ‘로어 올림푸스’가 그려져 있다. 올해 권위 있는 미국 만화상(賞) ‘아이스너상’ 후보에도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연재처 스스로 위상를 깎아먹은 모양새가 됐다.

네이버웹툰에 작품을 연재 중인 만화가 케네디 호먼은 직접 찍은 광고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작가들은 웹툰이 이미 가치 있는 독립 매체임을 입증했지만 이 회사는 웹툰 폄하에 기여하고 있다”고 썼다. 비판이 쇄도하자 지난 15일 네이버웹툰 측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창작자께 죄송하다”며 “만화는 결코 부업도 차선책도 아닌 우리가 매일 호흡하는 것”이라는 영문 사과문을 올렸다. 또 다른 광고 문구 중에는 ‘We are the story before it streams’(만화는 영상화되기 전의 이야기)도 있다. 이 역시 만화에 대한 격하라는 불만이 속출했다.

작가들은 트위터에 ‘#notasidehustle’(웹툰은 부업이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시태그와 함께 전업으로 일주일 내내 작업한 자신의 웹툰을 공유하는 식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고유명사 ‘WEBTOON’을 상표로 출원해 현재 북미 법인 명칭으로 삼고 있다. 한국 웹툰 전반을 연상시키는 상호를 앞세웠음에도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