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정상급 가수들이 잇따라 새 앨범을 들고 귀환하고 있다. 5~6월이 음반업계 성수기이기도 하지만, 각국 코로나 방역수칙 완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5년 만의 정규 5집으로 돌아온 세계적 래퍼 ‘켄드릭 라마’. ②데뷔 20주년 신곡을 낸 록 밴드 MCR. ③정규 4집으로 돌아온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 /유니버설·워너·소니뮤직

지난 13일(이하 현지 일자) 미국 출신 세계적 힙합 래퍼 ‘켄드릭 라마’는 5년 만의 정규 앨범 ‘미스터 모럴 앤드 더 빅 스테퍼스’를 발매했다. 그는 2017년 발매한 전작 ‘제기랄(Damn)’로 제60회 그래미 시상식 ‘최우수 랩’상을 받았고, 다음 해엔 힙합 가수 최초로 퓰리처상 음악 부문을 수상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힙합 가수로 꼽기도 했다. ‘힙합계의 시인’답게 이번 앨범에선 코로나 시국 미국 사회의 가식을 마스크 이름을 딴 제목에 빗대었고(N95), 트랜스젠더가 된 자신의 친척 이야기(앤티 다이어리즈)로 성 소수자 혐오를 꼬집었다. 미국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 골드더비는 2023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지난해 11월 팝가수 아델이 낸 정규 4집 ‘30′과 이번 라마의 신보가 유력한 ‘올해의 앨범상’ 경쟁 후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데뷔 20주년인 미국 록 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MCR)도 지난 12일 8년 만의 새 싱글 ‘더 파운데이션스 오브 디케이’를 공개했다. 6분 길이에 지지직거리는 전자 기타 노이즈로 2000년대를 풍미했던 ‘이모(Emo)록’에 대한 향수를 한껏 담아냈다.

2017년 그래미상 최우수 댄스 부문 수상자이자 ‘빌보드 차트 사냥꾼’으로 불린 미국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듀오 체인스모커스는 13일 2년 만의 4집 정규 앨범을 냈다. 더워지는 날씨에 듣기 좋은 경쾌한 일렉트로닉 팝 곡들로 채웠다.

이 밖에도 영국 보이그룹 원디렉션 출신이자 2021년 그래미상 최우수 솔로 퍼포먼스상 수상자인 해리 스타일스(20일), 전설적인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프론트맨(보컬)이었던 리암 갤러거(27일), 2020년 빌보드 어워즈 9관왕인 미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포스트 말론(6월 3일) 등이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한 대형 음반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 동안 공연을 줄이는 대신 음반 작업에 몰두한 뮤지션들이 많았다”며 “방역 완화로 활발한 투어 공연 재개가 예상되는 지금이야말로 아껴둔 정규 앨범을 풀 적기”라고 말했다. 실제 켄드릭 라마는 이번 앨범 발매 직후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총 65회 공연을 연다는 투어 일정을 트위터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