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감기에 걸려 열이 나는 아이가 많습니다. 특히 열이 나서 밤새 울고 아파하고 잘 먹지도 않고 축 처져 있으면 부모 속이 타들어 가지요.
가끔 아이 체온이 37도만 돼도 열이 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정상 체온이에요. 38도 이상이면 열이 나는 것이고, 40도 이상을 고열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체온은 평소에도 이른 저녁에 가장 높고 아침에 가장 낮습니다.
종양이나 약물 부작용이 있을 때도 열이 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열이 나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감기나 장염이 왔거나 중이염·인후염·요로감염 같은 세균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아이들은 39도 미만 열이 났을 때 해열제를 안 먹어도 힘들어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해열제를 먹여서 정상 체온으로 내려줄 필요는 없어요. 열이 더 높아져서 아이가 보채고 힘들어할 땐 해열제를 먹여서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만성 심폐질환, 대사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열이 날 때마다 열성경련을 하는 아이, 뇌전증이 있는 아이들은 열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해열제를 먹일 필요가 있어요.
예전엔 열이 날 때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시키거나 수건에 미온수를 적셔 아이 몸을 닦아주도록 했는데 이제는 이를 권장하지 않아요. 찬물로 마사지하면 혈관이 수축돼 아이 체온이 더 올라가고 오한으로 힘들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 열이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먹도록 하는 거예요. 열이 나면 체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기초대사율이 10~12%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지기 때문에 탈수가 잘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열이 날 때는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주는 대신 물을 충분히 먹게 해주세요. 모유를 먹는 아기는 모유를 주고, 물을 마실 수 있는 나이의 아이가 시원한 물을 원하면 줘도 됩니다. 옷은 너무 두껍지 않게 얇은 옷을 입히고 오한이 날 때는 얇은 이불로 덮어주세요.
열이 날 때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응급상황도 있으니 잘 기억해두세요. 생후 3개월 미만 영아가 열이 나거나, 발열이 5일 이상 계속되거나, 40도 이상 고열이 날 때, 그리고 갈아주는 기저귀 개수가 하루 4개 이하로 감소하거나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때입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