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면 대부분 초기부터 크고 작은 불편을 겪게 된다. 배와 골반·허리 통증이 대표적이고 무릎·발목, 손가락과 손목에도 통증이 온다. 자율신경계 부조화 등으로 어지럼증과 실신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임신하면 겪게 되는 불편함을 당연시하면 안 되며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
◇온몸이 아파요
정도 차이는 있지만 임신부는 배와 골반 부위가 항상 불편하다. 임신 초기에는 생리할 때처럼 아랫배가 쑤시기도 하고, 임신 16~17주가 되면 이따금 배가 뭉치기 시작한다. 아프지는 않지만 만져보면 자궁이 딱딱하게 만져진다. 임신이 진행하면서 더 자주 나타나고 30주가 넘어가면 꽤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골반 쪽이 아파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산모도 종종 있다. 사타구니 통증은 더 심해지고 아래로 힘이 쏠리고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통증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조산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궁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증상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잠시 쉬면 좋아진다.
허리 통증도 임신부가 자주 호소한다. 척추 근육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능하면 굽이 높은 구두는 피해야 한다. 허리 통증은 너무 많이 움직여도 생기지만 너무 안 움직여도 생길 수 있다. 허리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먹어야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심한 임신부도 있다.
임신이 중반기를 넘어서면 무릎과 발목 관절의 통증도 나타난다. 체중이 평소보다 10㎏ 이상 늘고 20㎏ 이상 증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체중을 줄이면 통증이 줄거나 좋아질 수 있겠지만 임신 중 체중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도 아직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아 권장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임신 초기부터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이 아프면 덜 움직이게 되고, 덜 움직이면 체중이 늘고 근력은 감소한다. 그러면 통증은 더 심해진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 임신 초기부터 계획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걷기,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는 임신 중 좋은 운동이다.
손가락과 손목 통증도 자주 생긴다. 손목 통증은 아기를 낳은 뒤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팔목 보호대를 쓰거나 통증 완화를 위해 파스를 쓸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을 쥐지 못하는 임신부도 많다. 약 20%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손가락의 작은 관절들이 뻣뻣해져서 구부리려면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진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손가락 통증은 움직이지 않다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증상인데 분만 후 대부분 좋아진다.
◇어지러워서 쓰러졌어요
지하철에서 갑자기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는 경험을 하거나 혹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임신부도 적지 않다. 쓰러질 정도의 심한 어지럼증은 임신부의 약 5%가 경험하며 30% 정도는 순간적인 현기증이나 메슥거림을 겪는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부조화다. 자율신경계는 우리 의지로 제어할 수 없다. 자율신경 가운데 부교감신경이 교감신경보다 우세하게 작동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며 의식이 없어지게 된다. 임신 중 어지럼이 있으면 빈혈을 먼저 생각하지만 증상이 나타날 정도의 빈혈이 있는 임신부는 거의 없다.
커진 자궁에 혈관이 눌려서 정맥피가 하지에 많이 모이게 되어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나고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 오래 서 있거나 초음파 검사를 하려고 반듯이 누워 있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임신부를 왼쪽으로 돌아 눕히고 종아리를 마사지해 혈류를 촉진하면 바로 좋아진다. 똑바로 혹은 오른쪽으로 누우면 척추의 오른쪽을 지나는 정맥이 자궁에 눌려서 혈액 흐름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 반면 척추 왼쪽을 지나는 동맥은 탄력이 강해 왼쪽으로 누워도 혈류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공공 장소에서 갑자기 메슥거리거나 의식이 흐릿해지는 느낌이 오면 다치지 않도록 그 자리에 주저앉아야 한다. 다행히 오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율신경계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신경으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이뤄진다. 교감신경이 활발하면 혈압 상승, 심장 박동 증가, 땀 분비, 동공 확대 등이 일어난다. 부교감신경은 혈압 하강, 박동 감소 등 반대 방향의 작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