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 간판 이대훈(29·대전시청)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조명 받고 있다. 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상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훈은 지난 25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이틀째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15대17로 패했다. 11년 국가대표 커리어를 ‘노메달’로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대훈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훈은 패배 판정을 받은 뒤 동메달을 거머쥔 자오솨이에게 다가갔다. 두 선수는 서로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이대훈은 이어 웃는 얼굴로 자오솨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소셜미디어엔 이 같은 장면을 놓고 이대훈의 매너와 인성을 칭찬하는 반응이 여럿 나왔다.
이대훈의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인터뷰도 재조명됐다. 이대훈은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68㎏급 8강전에서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이대훈은 경기가 끝난 뒤 아부가우시의 어깨를 두드리고 손을 번쩍 들어주며 승리를 축하했다.
이대훈은 그러나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동메달을 딴 뒤 인터뷰에서 “제가 이겼을 때 상대방이 (결과를) 인정을 하지 못하고 표정이 안 좋으면 기분도 찜찜했다”며 “승자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게 선수로서의 도리이자 예의”라고 말했다.
이대훈의 이 같은 스포츠맨십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고도 이기는 법” “얼굴 실력 매너 다 갖췄다” “매너는 금메달이다” 등의 반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를 은퇴하는 이대훈에게 “은퇴를 번복해달라”며 아쉽다는 의견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