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밀집공간은 기피 대상이었다. 본지는 이달 초 SM C&C 플랫폼 틸리언에 ‘밀집공간의 위험도’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20~50대 남녀 3236명이 응답했다.

이 설문조사는 서점,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박물관), 교회(종교시설), 경기장(야구장·축구장), 해수욕장(놀이공원), 백화점(대형마트) 등 문화공간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위험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가늠할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예컨대 ‘코로나 시대에 은 어떤 공간인가요?’라고 묻고, 1(매우 위험하다)부터 2(위험한 편이다), 3(보통이다), 4(안전한 편이다), 5(매우 안전하다) 중 하나를 응답자가 선택할 수 있었다.

영화관의 경우는 응답자 중 42.2%가 5(매우 안전하다)를 골랐다. 1(매우 위험하다)은 10.9%, 2(위험한 편이다)는 14.4%, 3(보통이다)은 26.9%, 4(안전한 편이다)는 6.0%로 조사됐다. 평균은 3.5였다.

24일 오전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방식으로 나온 평균값을 일직선에 놓으면 교회(2.5), 해수욕장(3.1), 공연장(3.2). 경기장(3.4), 영화관(3.5), 백화점(3.7), 서점(3.7), 미술관(3.8) 순서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조사 대상이 된 밀집공간들 가운데 교회를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미술관을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거리 두기 4단계에서 미술관(박물관)은 시간당 입장 인원을 더 제한하고 있다. 시설면적 6㎡(약 1.8평)당 1명으로 계산한 수의 30% 이내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예술의전당 전시 파트 담당자는 “작년에는 전시 건수와 관람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회복되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서점은 더이상 기피공간이 아니다. 올 상반기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상승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위험한 밀집공간으로 꼽힌 교회(종교시설)는 현재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교회에 대한 평균값은 20대가 2.9, 30대가 2.6, 40대가 3.4, 50대가 2.3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위험한 곳으로 인식한 것이다. 노약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밀집공간이고, 지난해 집단감염 사고들도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 초기에는 위험했다가 최근 안전해진 곳(복수응답)은 어디일까. ‘없다’(36%)가 1위였다. 경기장(17.7%), 영화관(16.5%) 백화점(16.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전히 위험해 가고 싶지 않은 밀집공간도 물었다. 교회가 54.7%로 가장 높았고 해수욕장(36.4%), 공연장(27.6%), 경기장(27.0%)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