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4살인 딸이 올해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시기인데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곤 합니다. 어린이집은 잘 다녔는데, 유치원에 적응을 못할까 걱정입니다.

A: 유치원 입학은 환경의 변화입니다. 낯선 장소와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쉽고 편하게 적응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힘들어하는 영·유아들도 있어요.

이유는 ‘기질’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기질은 행동 양식과 정서적 반응 유형이라고도 하는데요. 타고납니다. 기질은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느린 기질 등의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어요. 느린 기질은 환경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리며 새로운 환경에선 위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느린 기질은 마치 뚝배기 그릇 같아서 불 위에서 오래 있어야만 뜨거워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지요. 아이가 유치원으로 옮기기 전 어린이집에 처음 갈 땐 어땠는지 떠올려 보세요. 어린이집 초기 적응 때도 친구, 선생님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 현재 유치원에서도 비슷한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느린 기질의 유아는 새로운 변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기다려주고 충분한 시간을 줄 경우 잘 적응할 수 있어요.

아프다는 핑계는 몸보다는 마음이 낯선 환경에 대한 부대낌으로 지쳐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이해하고 기다려주며 함께 마음을 나누세요. 유치원에 적응할 동안 아이를 재촉하면 안 됩니다. 부모는 자녀가 친구를 빨리 사귀면 잘 지낼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유아 입장에선 낯선 대상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쉽지 않아요. ‘친구랑 재미있게 놀면 되잖아’ ‘네가 먼저 가서 인사하고 말하는 거야’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오늘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었니?’라고 물으며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한 즐거운 일을 함께 나누세요. 예전 어린이집 친구들을 보고 싶다고 하거나 그때의 추억을 떠올린다면 사진을 함께 보며 충분히 그리워하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해요.